(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홈 2연패를 당한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나쁜 흐름을 빨리 끊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8라운드 맞대결서 2-3으로 졌다. 지난 13일 홈에서 포항에 2-4로 진 서울은 이날 전북전 패배까지 리그 2연패에 빠지면서 2승3무3패, 승점 9로 6위를 유지했다.
2017년 7월 이후 전북에게 승리가 없는 서울은 이번에도 전북전 무승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 소속으로 전북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기동 감독은 서울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전북전을 패배로 마무리했다.
홈팀 서울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최철원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강상우, 황현수, 권완규, 최준이 백4를 구성했다. 류재문, 기성용, 팔로세비치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윌리안, 조영욱, 일류첸코가 최전방 3톱으로 출전해 득점을 노렸다.
먼저 앞서나간 쪽은 전북이었다. 전반 6분 송민규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서울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권완규가 최철원에게 패스를 건넸고, 최철원이 후속 동작을 이어가려던 순간 송민규가 재빨리 달려들어 발을 뻗었다. 최철원이 황현수 쪽으로 패스를 건네려고 했으나 공은 송민규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송민규의 볼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서울은 곧바로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전반 10분 기성용의 코너킥을 일류첸코가 그대로 머리로 받아넣었다. 기성용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짧게 올렸고, 낙하지점을 포착한 일류첸코가 수비를 따돌리고 헤더로 밀어넣었다.
서울이 환상적인 플레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최준의 집념이 빛났다. 전반 30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진수와 공중볼 경합 후 공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몸을 던져 공을 살려냈다. 흐른 공을 조영욱이 이어 받아 박스 안으로 돌파했고, 중앙으로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쇄도하던 팔로세비치가 발만 갖다대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전북은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9분 중원에서 기성용의 터치가 뒤로 흐르자 전북이 놓치지 않고 끊어냈다. 역습 상황에서 이영재가 박스 안으로 몰고 들어오며 그대로 왼발로 때렸고, 공은 골문 구석에 꽂혔다.
이윽고 역전까지 성공했다. 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전병관이 환상적인 오버헤드 킥으로 마무리했다. 최철원이 몸을 던져봤지만 슈팅 궤적이 워낙 좋았다. 전북이 다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추가시간 10분이 주어졌고, 서울이 동점골 사냥을 위해 총공세에 나섰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역전패를 당한 서울은 김기동 감독이 오고난 후에도 전북전 무승 징크스를 깨뜨리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동 감독은 "홈에서 또 2연패를 하고 있는데 어쩄든 지속적으로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고, 좋아지고는 있는데 운이 안 따르는 것 같다. 운도 실력이라고 하지만 계속적으로 실점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이 많다. 우리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일주일 동안 잘 만들어서 반등할 기회를 만들어야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전북전 무승 징크스가 선수들에게도 영향이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징크스가 오래 이어지다보니 선수들도 신경을 안 쓰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라며 "선수들도 준비를 잘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상대가 잘 만들어서 넣은 건 없었다. 너무 쉽게 실점을 주면서 흐름이 넘어갔던 부분이 아쉬웠다"라고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전도 골대를 4번이나 맞았고, 상대는 유효슈팅이 다 골로 들어갔다. 운도 실력이다. 그런 상황들을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데 우리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의기소침하지 않고 나부터 밝게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는 이유로는 분위기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보다는 분위기를 좀 더 많이 타는 것 같다. 잘 풀릴 때는 공격적으로 잘 하고 힘을 내서 하는데 주도권을 내주거나 실점을 내줄 때 의기소침해진다. 그런 건 고쳐나가야 할 거 같다"라고 지적했다.
선제 실점 장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골키퍼 최철원에 대해서는 "불안하지 않다. 내가 불안감을 가지고 모든 선수들을 대한다고 하면 감독과 선수 사이에 믿음이 생기지 않을 거다. 믿고 기용하면 부응할 거라 생각한다"라며 "선수와도 몇 번씩 얘기했다. 압박감은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잘이야기해서 좀 더 자신감 갖고 할 수 있게 해야된다"라고 말했다.
"희망적인 부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우리가 조금씩 변하고 있으나 운이 안 따르는 건 조금 희망적이지만 이걸 빨리 바꾸지 않으면 희망을 못 볼 거 같아 걱정스럽다"라고 말한 김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려는 모습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가려고 한다. 2번째 득점 장면에서 최준 선수의 그런 모습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고 라커룸에서 강조를 했다"라고 선수들의 정신력은 높게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김주성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의 부재, 이승모의 부상으로 부족한 3선, 린가드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것,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U-23 아시안컵) 나간 선수들로 인해 교체 자원이 상황에 맞게 구상이 잘 안 됐던 부분이 있다"라며 자원이 부족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