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시티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없는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차기 감독으로는 이번 시즌 스페인 라리가의 맨시티 위성구단 지로나 돌풍을 이끄는 미첼 산체스 감독이 유력하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맨시티 이사회는 2025년 계약이 종료되는 과르디올라와의 재계약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과르디올라 감독과 유사한 스타일을 지닌 미첼 산체스 감독을 후보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맨시티는 영광스러운 시대의 끝을 바라보며 과르디올라 없는 미래를 준비해 왔다"며 "맨시티는 차기 감독이 과르디올라와 같은 가치관을 지니고 그의 유산을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명실상부한 맨체스터 시티 역대 최고의 감독이다. 과르디올라는 2016년 여름 맨시티의 감독으로 부임한 뒤 그가 들어 올린 트로피만 15개나 된다. 그는 맨시티에서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지난 7시즌 동안 리그 우승만 5번 차지했고 이번 시즌도 우승 가능성이 높다.
맨시티의 오랜 꿈은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고 이를 위해 바르셀로나를 이끌며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데려왔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쉽지 않았다. 지난 2020-2021시즌에는 결승까지 올라 우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같은 리그인 첼시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과르디올라는 지난 시즌 맨시티의 오랜 꿈을 이뤘다. 지난 시즌 맨시티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팀의 역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자 팀의 첫 트레블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와 잉글랜드 FA컵까지 정상에 오르며 프리미어리그 구단 중 두 번째로 트레블을 완성했다. 첫 번째로 달성한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1998-1999시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맨시티에서 모든 것을 이룬 과르디올라 감독은 매너리즘에 빠질법 했지만 이번 시즌에도 트레블을 노렸다. 트레블을 두 번 차지한 구단은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이 있지만 두 시즌 연속으로 트레블을 달성한 구단은 없었다.
하지만 맨시티 트레블 도전은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맨시티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3-3으로 비긴 맨시티였기에 홈에서 치르는 2차전은 맨시티에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선제골을 허용했고 케빈 더브라위너가 동점 골을 넣었지만 역전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패했다.
맨시티는 남은 기간 더블 우승을 목표로 한다. 리그에서는 승점 73점으로 2위 아스널, 3위 리버풀에 2점 앞선 1위다. 리그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맞대결이 남아 있지 않아 맨시티는 전승을 거두면 자력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지난 라운드까지만 해도 맨시티는 아스널, 리버풀에 승점 1점 뒤진 3위였으나 지난 라운드에서 맨시티만 승리하고 아스널과 리버풀이 동시에 패하며 맨시티가 1위로 올라섰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지난 33라운드가 끝난 뒤 우승 경쟁하는 세 팀의 우승 확률을 공개했는데 맨시티가 70%로 가장 높았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각각 18%와 11%로 뒤를 이었다. 이번 시즌마저 맨시티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4회 연속 리그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루게 된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은 맨유도 리그 3회 연속 우승만 2번 했고 4회 연속 우승을 한 적은 없었다.
잉글랜드 FA컵에서도 우승이 유력하다. 맨시티는 오는 21일 첼시와 4강을 앞두고 있다. 맨시티는 주중 챔피언스리그에서 120분까지 가는 연장 혈투를 펼쳐 체력상의 불리함은 있으나 전력상으로는 맨시티가 앞선다.
맨시티가 첼시를 꺾는다면 결승에서 맨체스터 라이벌인 맨유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맨유는 4강에서 2부 리그인 코벤트리 시티를 만나기에 결승 진출 가능성이 높다. 만약 맨체스터 라이벌이 결승에서 만난다면 지난 시즌과 같다. 지난 시즌에도 두 팀은 FA컵 결승에서 맞붙었고 승자는 맨시티였다. 맨시티가 맨유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감독과 결별한 뒤 후임 감독으로 유력한 미첼 감독은 이번 시즌 지로나를 리그 3위로 이끌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로나는 맨시티와 같은 시티 풋볼 그룹에 속해 있기에 맨시티가 그를 데려오기가 다른 구단보다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