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르셀로나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균열이 발생해 훈련을 취소했다.
글로벌 매체 '트리발 풋볼'은 19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를 이끄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은 PSG전 패배 이후 일카이 귄도안이 팀원들에게 폭발하면서 예정된 훈련을 취소했다"라고 보도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4로 패했다.
이날 바르셀로나는 전반 12분 하피냐의 선제골을 앞서가고 있었지만 전반 29분 센터백 로날드 아라우호가 퇴장을 당하면서 10명으로 PSG와 싸워야 했다. 결국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PSG에 4골을 허용하며 3골 차 완패를 당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8강 1차전에서 3-2 승리를 거뒀으나 홈에서 열린 2차전을 1-4 패배로 마무리하면서 합산 스코어 4-6으로 패해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탈락한 바르셀로나는 이제 리그에 집중한다. 시즌 종료까지 7경기 남은 현재 바르셀로나(승점 70)는 2위에 위치 중이다. 선두는 바르셀로나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승점 78)로, 바르셀로나와의 승점 차는 8점이다.
공교롭게도 바르셀로나는 오는 22일 오전 4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023-24시즌 스페인 라리가 32라운드 원정 경기이자 세계 최고의 라이벌 매치 중 하나인 '엘 클라시코'를 치른다.
리그 1위와 2위 간의 맞대결이기에 이번 엘 클라시코 결과가 라리가 우승 경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레알과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돌연 훈련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스포르트'를 인용한 매체에 따르면 훈련 취소 원인은 다름 아닌 내부 분열이었다. 분열의 원인은 PSG와의 8강 2차전이 끝난 후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경기가 끝난 후 귄도안은 이날 퇴장을 당하면서 패배의 원흉이 된 아라우호를 지적했다. 아라우호는 페널티 박스로 질주하는 PSG 공격수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그를 넘어뜨렸다. 절호의 득점 찬스를 막았다고 판단한 주심은 아라우호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며 퇴장을 명했다.
아라우호 퇴장 이후 팀이 무너지면서 패배로 끝나자 귄도안은 'CBS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말 실망했다. 경기는 우리 손에 있었지만 이를 PSG에 선물했다. 너무 쉬운 방식으로 경기를 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말하긴 어렵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공을 터치할 때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라며 "아라우호가 공을 터치했는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실점하거나 골키퍼에게 막을 기회를 줘야 했다. 1명이 퇴장당해 10명이 된 건 우릴 죽이는 일”이라며 아라우호 수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료의 비판에 아라우호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귄도안 발언에 대해 아라우호는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 혼자만 알고 싶었다. 나에겐 나만의 주관, 가치가 있고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또 귄도안의 아내 사라 아르파위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도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불편하게 했다. 그녀는 "귄도안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축구에 대해선 항상 발전하는 걸 목표로 하면서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있다. 그의 사고 방식은 '트레블'"이라며 남편을 지지했다.
다만 귄도안 부부의 발언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자극해 내부 분열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매체는 "귄도안은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로날드 아라우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주앙 칸셀루를 겨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귄도안 발언 이후 라커룸이 분열되자 사비 에르난데스는 목요일(18일) 훈련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당장 라리가 우승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팀에 균열이 간 가운데 바르셀로나가 경기 전까지 이를 봉합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