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SBS의 새 예능 프로그램 '정글밥'을 두고 김병만과 SBS 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김병만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글밥'은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전하며 "나를 출연시켜 달라는 게 아니다. '정글의 법칙' 재개에 대한 희망고문만 하다가 결국 아이템만 도둑질해 간 셈이니 서운하다"고 밝혔다.
김병만에 따르면 지난 2월 SBS 예능 스튜디오의 고위 간부를 만나 정글 생존이 아닌 체험과 힐링을 테마로 한 스핀오프를 해보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이 자리에는 '정글의 법칙'을 연출했던 김진호 PD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SBS 측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올 하반기에 방영되는 SBS 신규 예능 '정글밥'은 2023년 8월 '녹색 아버지회' 스리랑카 촬영 당시 현지 시장에서 산 식재료를 이용해 즉석에서 한국의 맛을 재현해내는 류수영씨를 보고 영감을 얻은 '녹색 아버지회' 제작진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소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통해 오지에서의 요리 경험이 많은 류수영 씨는 '정글밥'을 통해 K-레시피가 우리와 전혀 다른 식문화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콘셉트에 맞춰 'K-식문화 교류기'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더불어 김병만이 아이디어를 도둑질당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1월 말 편성을 확정짓고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 측의 갈등은 지난 17일부터 불거졌다. SBS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정글밥'을 준비 중이라면서 "'정글의 법칙' 스핀오프는 아니"라며 "류수영 씨가 출연을 긍정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SBS는 지난 2011년 족장 김병만을 주축으로 오지로 떠나 생존기를 펼치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선보였다. '정글의 법칙'은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고, 김병만도 활약을 인정받아 2013년과 2015년 SBS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해외 촬영이 불가능해지며 종영 수순을 밟는 듯했으나,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방식을 택해 방송을 이어갔다. 그러다 2021년 5월 해외 촬영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2024년 4월 현 시점까지도 프로그램은 재개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종영을 발표하지도 않아 어정쩡한 상태로 남았다.
그런데 SBS가 '정글의 법칙'을 이끌었던 김진호 PD를 내세워 '정글밥'을 론칭하겠다고 발표하자 김병만이 불만을 토로한 것. 게다가 김병만은 '정글의 법칙'의 휴식기 아닌 휴식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스태프들도 자비로 챙기면서 유튜브를 통해 '정글 크래프트'를 공개하고 있는 것이 알려지며 김병만에 대한 동정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물론 SBS 입장에서는 '녹색 아버지회' 당시 얻은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기획했을 수도 있고, 1월 말에 편성을 확정하고 제작에 나섰을 수 있다. 하지만 '정글의 법칙'이 10년 간 방영되면서 '정글'=김병만 공식이 세워진 만큼 '정글밥'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을 때 김병만이 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SBS가 정말 이러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면 제목이라도 다르게 지었어야 했다. 단순히 오지로 가서 한국의 식문화를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면 '정글'이라는 이름은 제목에 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
SBS가 '정글밥'과 '정글의 법칙'의 연관성을 계속해서 부정 중이지만, 이를 해명하면 할 수록 더욱 깊은 연관성만 느껴지고 있는 상황. 과연 '정글밥'이 예정대로 무사히 제작될 수 있을지, 제작된다면 기존 '정글의 법칙'과는 어떤 차별점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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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