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신태용 매직'이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도 몰아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아시아 최강 중 하나인 호주를 누르고 조 2위로 올라서 8강 티켓을 노리게 됐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U-23 축구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전 막바지 터진 코망 테구의 선제 결승포에 힘입어 우승후보 호주를 1-0으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열린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씁쓸한 패했지만, 2차전에서 우승후보 호주를 꺾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순위도 2위가 되면서 8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인도네시아는 3-4-3 전형을 사용했다. 에르난도 아리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무하마드 페라리, 리즈키 리도, 코망 테구가 수비진을 이뤘다. 측면에는 파투르 라만과 프라타마 아르한이, 중원에는 위탄 술라에만과 나단 주아온이 배치됐다. 공격은 라파엘 스트라윅와 마르셀리노 페르디난, 그리고 짐 켈리 스로이어가 책임졌다.
호주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패트릭 비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마르코 틸리오, 조던 코트니퍼킨스, 알렉산더 포포비치, 제이콥 이탈리아노가 백4를 구성했다. 그 위에는 아드리안 세게치치, 제이크 홀먼, 라이언 티그, 키건 옐라치치가 섰다. 니샨 벨루필레이와 모하메드 투레가 공격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가 먼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드는 술라에만을 향해 긴 패스가 향했고, 술라에만이 내준 공을 스로이어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에게 막혔다. 호주는 이어진 코너킥 이후 역습으로 반격했다. 역습 끝에 투레의 슈팅이 나왔지만 위로 높게 떴다.
한 차례 공격을 주고 받은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계속해서 접전을 펼쳤다. 호주가 강하게 인도네시아를 압박하면 인도네시아는 호주의 압박을 풀어내고 빠른 역습을 펼치는 식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16분 역습 이후 스트라윅의 슈팅으로 호주 골문을 노렸으나 빗나갔다.
호주는 제공권을 활용한 세트피스를 노렸다. 전반 20분 프리킥에서 코트니퍼킨스의 헤더가 나왔지만 코트니퍼킨스의 헤더는 위로 떴다. 호주가 계속해서 몰아쳤다. 전반 21분 투레의 슈팅은 수비에 막혔고, 혼전 상황 이후 흐른 공을 모라기스가 잡아 시도한 슈팅은 골키퍼가 쉽게 잡았다.
인도네시아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앞서 투레의 슈팅을 수비가 몸으로 막는 상황에서 테구의 손에 공이 맞았다는 게 확인돼 VAR(비디오판독) 끝에 호주의 페널티킥을 선언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수호신 에르난도 골키퍼가 인도네시아를 구해냈다. 키커로 나선 투레가 골문 오른편을 바라보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에르난도 방향을 읽고 막았다. 페널티킥 이후 코너킥에서 나온 투레의 헤더는 골대에 맞았고, 이어진 슈팅마저 에르난도가 선방했다.
인도네시아가 땅을 쳤다. 전반 30분 주아온의 프리킥을 마르셀리노가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마르셀리노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호주는 전반 31분 투레의 슈팅으로 맞섰지만 투레의 슈팅은 수비 맞고 나갔다.
난타전이 이어졌다. 인도네시시아는 전반 36분 테구의 슈팅으로, 호주는 전반 37분 투레의 슈팅이 나왔으나 두 팀 모두 득점에는 실패했다.
먼저 웃은 쪽은 인도네시아였다. 전반 45분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 박스 끝쪽에 있던 주아온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골문 앞에 위치하던 테구가 머리로 공의 방향을 돌렸다. 이 공이 호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전 추가시간은 8분이었다. 선제 실점한 호주는 인도네시아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지만 막상 좋은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전반전은 인도네시아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후반전 초반은 호주가 거세게 몰아쳤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에르난도가 있었다. 후반 7분 호주가 측면 공격 끝에 의 슈팅으로 동점골을 노렸으나 에르난도가 손끝으로 쳐내며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호주는 계속 인도네시아를 두드렸지만 인도네시아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호주가 먼저 교체카드를 썼다. 후반 15분 옐라치치와 세게치치를 대신해 브룩과 발라돈을 내보내 측면에 변화를 줬다.
브룩은 후반 20분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브룩의 슈팅은 빗나갔다.
인도네시아도 교체카드를 꺼냈다. 부상으로 인한 교체였다. 스로이어가 부상으로 빠지고 후브너가 들어왔다. 황희찬과 같은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소속인 후브너가 들어가면서 인도네시아는 전형을 약간 바꿨고, 후브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했다.
경기는 여전히 인도네시아가 리드한 채 진행됐다. 호주는 승부수를 던졌다. 한 번에 세 장의 교체카드를 소진하며 승부를 걸었다. 후반 30분 투레, 홀먼, 라만이 빠지고 알루 쿠올과 가랑 쿠올, 리오 파미를 내보냈다. 인도네시아는 파투르 라만을 리오 파미로 교체해 대응했다.
인도네시아에 다시 부상 악재가 닥쳤다. 후반 37분 선제골의 주인공 테구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인도네시아는 이크샨 지크라크를 내보냈다.
인도네시아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호주는 측면 풀백들을 모두 공격에 적극 가담시켜 동점골 기회를 엿봤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호주의 슈팅은 대부분 촘촘한 인도네시아 수비에 막히거나 골키퍼 선방을 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으로 주어진 시간은 11분. 호주가 헤메는 사이 인도네시아도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주아온의 컷백 패스를 받은 마르셀리노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몸을 던진 수비의 태클에 가로막혔다.
결국 호주는 남은 시간 동안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인도네시아의 1-0 승리로 종료됐다.
또한 우승후보로 여겨졌던 호주가 두 경기에서 1무 1패를 당하며 A조는 '혼돈의 조'가 됐다.
요르단과의 1차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며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한 호주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의 2차전에서도 결정력 문제로 고개를 떨궜다.
전반 21분경 얻은 페널티킥을 최전방 공격수 투레가 실축하면서 흔들렸고, 측면을 적극 활용해 인도네시아 수비를 뚫으려 한 시도도 인도네시아 수비진의 조직적인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쇼로 무산됐다. 호주는 전반 45분 선제 결승골을 허용해 인도네시아에 무릎을 꿇었다.
호주는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한국, 일본, 카타르와 함께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선수들의 기술적인 문제와 아쉬운 조직력으로 인해 당장 조별리그 통과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호주의 토니 비드마 감독은 인도네시아전 패배 이후 8강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마지막 경기인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아직 8강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가 8강에 진출하려면 카타르전에서 승리하고 인도네시아가 적어도 요르단전에서 무승부를 거두길 기대해야 한다. 인도네시아가 3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호주는 카타르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같은 날 열린 카타르와 요르단의 경기에서는 또 다른 우승후보로 언급되는 카타르가 요르단을 2-1로 꺾으며 파죽지세의 2연승을 달성, 대회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요르단 공격수 칼부네의 슈팅으로 시작된 경기는 초반 요르단이 선전하는 듯했으나, 요르단이 공격을 매듭 짓지 못하면서 점차 카타르의 흐름으로 넘어갔다. 먼저 득점한 쪽도 요르단이 아닌 카타르였다.
전반 40분 알야지다가 알리사바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터트려 카타르가 리드를 가져왔다. 요르단은 3분이 주어진 전반전 추가시간까지 포함해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카타르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요르단에 찾아온 기회는 페널티킥이었다. 요르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7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알하지가 정교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에는 한동안 균형이 유지됐다. 카타르는 바니하니와 다르위시, 칼부네로 구성된 공격 트리오를 앞세워 요르단 골문을 두드렸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카타르가 후반전 중반 알샤르샤니와 샤난을 연속으로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주자 요르단은 사브라 교체카드로 맞섰다.
카타르는 후반 40분 알마나이와 마제르를 동시에 내보내며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추가시간이 무려 10분이 주어졌기 때문에 요르단 역시 칼부네를 알바샤브셰와 바꿔 역전을 꾀했다.
최종적으로 미소를 지은 팀은 카타르였다. 경기 막바지 카타르의 극장 결승골이 터졌다. 추가시간이 한참 지난 후반 추가시간 14분 알샤르사니의 도움을 받은 알마나이가 터트린 득점이 결승골이 됐다. 교체로 들어온 두 선수가 결승골을 합작한 카타르의 성공적인 용병술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다가오는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8강에 오른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고 호주가 카타르에 승리하면 조 3위로 내려가 8강 진출에 실패한다. 패배하면 조 3위 이하로 내려가게 된다.
사진=AFC/카타르 도하, 김환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