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예전 바르셀로나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재정 문제로 어려움에 부딪힌 스페인 최고 명문 FC바르셀로나가 올 여름 팀을 떠나는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후임으로 멕시코 출신의 B팀 감독 승격을 고려하고 있다.
스페인 유력지 '스포르트'는 18일 "PSG에 패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바르셀로나는 다음 시즌 1군 감독 선임 의사 결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일단 21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승리하면 레알을 승점 5점으로 띠라붙어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이기지 못하면 라리가 우승 희망도 사라진다. 사비의 바르셀로나 감독 생활이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1월27일 비야레알과의 홈 경기를 마친 뒤 올시즌 직후 떠나는 것으로 일찌감치 발표했다. 이후 거짓말 같이 성적이 좋아져 사비 잔류 여론이 있었고, 바르셀로나에서도 이를 타진했으나 변한 것은 없다.
게다가 원정 1차전에서 3-2로 이겼던 PSG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을 홈에서 1-4로 참패, 1~2차전 합계 4-6으로 지고 탈락함에 따라 바르셀로나 역시 이젠 사비의 시간을 마칠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
신문은 "바르셀로나 구단 이사회는 사비가 마음 바꾸기를 원한다고 말했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사비 측근은 '베르나르두 실바, 마르틴 수비멘디 등 클럽이 감당할 수 없는 2억 유로(약 2900억원)를 들여 선수단을 보강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사비가 퇴진 의사를 번복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이제 공은 바르셀로나 구단 디렉터인 옛 포르투갈 스타 플레이어 추린 데쿠에 넘어갔는데 데쿠는 바르셀로나B인 바르셀로나 아틀레틱 사령탑 라파엘 마르케스 선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라는 게 신문의 주장이다.
스포르트는 "바르셀로나 스포츠위원회는 같은 팀 코치에게 베팅하는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며 마르케스를 지목했다. 멕시코 국적으로 현역 시절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바르셀로나 수비수를 봤던 마르케스는 2년 전부터 바르셀로나 아틀레틱을 지도하고 있으나 유럽에서 제대로 된 1부 구단 지도 경험은 없다.
하지만 펩 과르디올라, 루이스 엔리케의 예를 들어 마르케스 선임으로 기운다는 게 신문의 견해다. 과르디올라, 엔리케 모두 바르셀로나B 감독을 하다가 1군으로 올라온 경우다.
스포르트는 "멕시코 출신 감독은 라민 야말, 파우 쿠바르시, 엑토르 포트, 페르민 로페스, 파블로 가비 등 바르셀로나 미래이자, 팀에 매우 중요한 젊은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며 로베르토 데 제르비(브라이턴) 선임, 엔리케(PSG) 복귀 등의 카드도 거론됐으나 이젠 실효성을 잃었다고 단언했다.
사비 감독이 퇴진을 선언한 뒤 바르셀로나 주변에선 적지 않은 명장들이 거론됐으나 다들 사라지는 분위기다. 바르셀로나의 재정이 좋지 않고, 투자할 여력도 없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바르셀로나의 좋은 선수들을 다른 빅클럽에서 빼가려는 움직임 드러내고 있다.
결국 B팀 감독 승격으로 해결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