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감쌌다.
정해영은 1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구원 등판했다.
최지훈과 하재훈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승리에 다가선 정해영은 최정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헌납하며 흔들렸다. 후속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도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에 몰렸고, 한유섬의 우월 투런포로 경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17일 SSG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을 복기한 이범호 감독은 "어제(16일)처럼 지면 깔끔하게 진 것 아닌가.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가 홈런을 맞은 것이고, 상대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홈런을 친 것이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승부하는 게 맞았다고 생각한다. (최)정이에게 볼넷을 주고 에레디아한테 홈런을 맞았으면 '홈런을 맞을거면 솔로포를 맞아야지 왜 투런포를 맞냐' 이런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해영이가 홈런을 맞긴 했지만, 본인에게 자존심 면에서 당당한 승부였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런 모습에서 자신감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속으로 부글부글 끓는 것도 있을 것이고, 우리 팀 마무리에게 긍정적인 면에서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기가 죽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분들 입장에선 전날 패배가 아쉽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해주고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 중인 김건국은 16일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 나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이후 박준표(⅓이닝)-이준영(⅔이닝)-장현식(1⅔이닝)-곽도규(⅔이닝)-전상현(⅓이닝)-최지민(1이닝)-정해영(⅔이닝)이 차례로 마운드를 이어받으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김)건국이를 최대한 4회까지 끌고가려고 했고, 만약 4회말 하위타선에 걸리면 (박)준표를 넣고 5회까지 대등하면 바로 (장)현식이를 투입한 뒤 동점이나 1점 차로 지고 있으면 (전)상현이, (최)지민이, 해영이는 안 쓰려고 했다. 그런데 동점을 만들고, 홈런이 나오면서 그땐 필승조를 다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코칭스태프가 생각한 대로 투수를 올리면 선수들이 어느 정도 막아주고, 또 버텼기 때문에 나름 좋은 경기를 한 거라고 생각한다. 최정이라는 선수의 힘이 있었기에 SSG로선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우리나 SSG나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윌 크로우를 선발로 앞세워 승리를 노리는 KIA는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이우성(1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이창진(우익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29구를 던진 장현식을 제외한 나머지 불펜투수들은 정상적으로 대기한다.
한편 전날 선수단에 합류한 박찬호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면서 내야수 김규성이 2군으로 내려갔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를 1군으로 올리는 건 기분이 좋은 데, 1군에 있던 선수들이 2군으로 내려가면 아무래도 미안한 감정이 크다. 본인도 '내려가서 잘 준비하고 있겠습니다'라고 말하니까 너무 고맙고, 기존에 있는 야수들도 최선을 다해줄 것"이라며 "다음에 야수를 한 명 올려야 할 때 내야수를 올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운드가 어느 정도 돌아가고 로테이션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면 야수를 한 명 정도 넣어야 기존 야수들이 덜 지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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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