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김환 기자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고요한에게 FC서울이라는 구단이 갖는 의미는 컸다.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선수라는 꿈을 이루게 해줬고, 이제는 지도자라는 제2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팀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2004년부터 서울의 등번호 13번을 달고 뛴 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이 축구화를 벗었다.
서울은 고요한에게 의미 있는 번호인 4와 13이 들어간 4월 13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 이후 고요한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또한 서울 구단은 고요한의 등번호인 13번을 구단 역사상 첫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요한은 경기 후 경기장에서 서울 팬들과 인사를 나눈 뒤 기자회견장으로 내려와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고요한은 "시원섭섭하다. 애기들이 말했던 것처럼 다칠 일도, 아플 일도 없어서 좋다. 한편으로는 경기장에 와서 선수들이 뛰는 걸 보니까 은퇴를 번복하고 싶었다. 시원섭섭하게 마무리했다. 선수 생활을 한 건 내게 큰 영광이었고, 큰 보람이었다"라며 은퇴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등번호가 영구결번된 점에 대해서는 "서울에서 첫 영구결번을 결정하셨다. 내가 20년 동안 치열하게, 악착같이 뛰었던 순간들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 시간 동안 서울에 헌신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앞으로도 소중하게 간직되고 그리워질 것 같다"라고 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은퇴 기자회견에 앞서 고요한은 팬들과 선수 고요한으로서 마지막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보냈다. 고요한은 직접 쓴 글을 팬들에게 전달했다.
고요한은 "내가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썼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말을 잘하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씀을 드렸다"라면서 "팬분들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언제든 그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FC서울을 응원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라며 팬들의 사랑에 감사를 전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요한의 은퇴 소식에 기성용을 비롯한 주변 선수들, 그리고 고요한과 연을 맺었던 지도자들도 아쉬워했다.
고요한은 "다들 선수 생활을 더 하면 어떠겠냐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고생했다, 내 인생을 응원하겠다는 말이 많았다. (기)성용이에게는 앞으로 고생을 많이 하라고 말했다. 1년, 2년은 더 같이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는 생각을 안 했다가 경기장에 오니까 그런 생각들이 났다"라며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말했다.
또 "모든 지도자들이 아쉬워하셨다. 선수로서 더 뛸 수 없었냐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선택을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니까 지도자의 길을 가면서 많이 노력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힘든 일을 잘 이겨내라고 응원하셨다"라며 자신과 함께 했던 지도자들에게도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은퇴식에서 울지 않기로 몇 번이나 다짐했던 고요한이지만,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고요한은 "은퇴식에 오기 전까지 다짐을 많이 했다. 울 자신이 없었다. 부모님 영상이 나오고 나서 눈물이 만이 났다. 항상 감사한 분들이다. 희생도 많이 하셨고, 알게 모르게 희생도 많이 하셨다. 내가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도 도와주셔서 이런 선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만감이 교차해서 눈물이 나왔던 것 같다"라며 경기장에서 부모님의 영상이 나왔을 때 눈물이 터졌다고 고백했다.
선수 커리어 전체를 서울에서 보낸 고요한이 돌아본 가장 기뻤던 기억과 슬펐던 기억은 언제였을까. 고요한은 우승을 차지했던 시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좌절됐던 때를 꼽았다.
고요한은 "제일 좋았던 순간은 우승컵을 함께 들었을 때다. 개인적인 목표도 있었고, 팀의 목표도 있었다. 팀의 우승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 아쉬웠던 건 ACL 결승전이다. 그때 죽을 힘을 다해서 뛰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특히 ACL 결승전 패배를 아쉬워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면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ACL 결승전 2차전 전날이다. 서울과 함께 ACL 우승컵을 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요한에게 서울은 인생이었다. 선수 인생을 시작하도록 도와준 구단도 서울이었고,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도와준 구단 역시 서울이다. 고요한은 그런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그는 "FC서울이라는 구단은 내게 꿈을 선물해준 팀이다. 서울에서 20년 동안 함께 하고 영광스러운 날들을 보냈다는 건 선수로서 보람된 일이다. 나에게 서울은 모든 걸 다 이루게 해준 곳이다.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항상 가족 같다고 표현한다. 내 인생 절반을 서울에 바쳤기 때문에 애정이 많이 가는 곳이다"라며 자신에게 서울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FC서울의 원클럽맨 레전드 고요한의 은퇴식이 4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20년 동안 서울에서 뛴 고요한은 서울이 자신에게 꿈을 선물한 팀이라고 말했다. 축구화를 벗은 고요한은 이제 서울에서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보낸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고요한은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고요한은 "아직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팀에 대한 헌신이나 투지, 팀에 맞는 전술,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후에 기회가 된다면 서울을 맡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고요한은 "사실 서울과 20년 동행을 했고, 지도자의 시작도 서울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 내가 많이 배우고 노력한다면 서울이 내 선수로서의 꿈을 이루게 해준 것처럼 지도자의 꿈을 이루도록 기회를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잘 준비를 한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열심히 준비하면 기회가 올 수도 있을 거라고 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