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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챔피언 인터뷰 ①] 패트릭 챈, "나는 챔피언이지만 세계 최고는 아니다"

기사입력 2011.08.15 09:2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제 목표는 항상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챔피언이 돼야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됐어요. 지금까지 피겨 스케이팅을 하면서 여러 단계를 거쳐 왔는데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니 담담합니다. 제가 월드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세계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할 때, 228.56점을 받았다. 여자 싱글에서는 그야말로 '꿈의 점수'였다. 신채점제가 도입된 이후, 줄곧 세계신기록을 작성해온 김연아는 그 누구도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에 도달했다.

이러한 일이 남자 싱글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패트릭 챈(21, 캐나다)은 280.98점의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역대 남자 싱글 최고 점수였다.

꿈에 그리던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챈이 4번째로 '김연아 아이스쇼'에 출연했다. 챈은 지난 13일부터 열린 '삼성 갤럭시 하우젠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1'에서 열연했다.

"13일에 열린 1회 공연은 제 커리어 중 가장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많은 공연이었어요. 작은 실수가 몇 개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남은 공연에서도 한국 관중들이 만족할만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4회전 점프만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아니다


챈은 지난 2010-2011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기 전, 준우승을 한 경험을 2차례 가지고 있다.

세계 정상을 눈앞에서 놓쳤던 챈은 모국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좌절을 겪었다. 강력한 메달 후보였지만 5위에 머물고 말았다.

"밴쿠버 때의 아픈 기억이 저에겐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이 때의 좌절이 오히려 저를 더욱 자극시켰죠. 올림픽 이후, 4회전 점프는 물론, 예술적인 부분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다시는 밴쿠버 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챈은 4회전 점프를 실전 경기에서 구사하지 않았다. 현재 남자 싱글에서 4회전 점프는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스케이팅 스킬과 예술 점수에서 강세를 보였던 챈은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악셀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4회전 점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쿼드러플(4회전) 토룹 점프를 구사하기 시작한 챈은 지난 시즌 열린 5번의 국제대회에서 4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세계선수권에서는 280이라는 전무후무한 점수를 받으며 정상에 등극했다. 2위에 오른 코즈카 타카히코(일본, 258.41점)을 무려 22.57점의 점수 차로 제쳤다. 그러나 챈은 자신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4회전 점프에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4회전 점프가 제 성공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 연기의 80%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고 예술적인 측면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죠. 기술과 예술성은 모두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모든 부분을 고르게 발전시킨 점이 전반적으로 제 기량 성장에 도움을 줬습니다."



나는 세계 최고가 아니지만 김연아는 역사에 남을 '레전드'


챈은 남자 싱글 최고 점수를 기록한 스케이터로 남아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성장할 가능성을 봤을 때, 280점 고지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그럼, 남자 싱글 최고 기록 보유자의 시선으로 본 여자 싱글 세계신기록 보유자는 어떨까? 챈은 김연아에 대해 "(김)연아는 세계 최고이며 피겨 역사에 길이 남을 스케이터다"고 평가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매우 미묘하고 복잡한 종목입니다. 어느 상황에서도 발전의 여지는 충분히 존재하죠. 그리고 어느 스케이터나 항상 자신의 기량을 개선할 의무는 있습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이 시대 최고의 스케이터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녀가 행복한 스케이터로 남았으면 합니다."

챈은 김연아가 태어난 해인 1990년 12월 31에 출생했다. 김연아와는 동갑내기 스케이터인 그는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를 알고 지냈다고 밝혔다.

"연아의 몸짓은 정말 가벼워요. 스피드는 물론, 기술적인 부분과 예술적인 측면에서 김연아는 역사에 길이 남을 스케이터입니다."

여자 싱글 선수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때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비교해 선수 생명이 긴 남자 선수들은 20세가 넘어야 비로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밴쿠버의 실패를 경험한 챈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노리고 있다. 물론,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서는 것이 꿈이지만 우선은 다가오는 2011-2012 시즌에 전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치올림픽은 아직 3년은 더 기다려야 열립니다. 차기 올림픽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다가오는 시즌에 충실하고 싶어요. 앞으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스케이팅을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사진 = 패트릭 챈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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