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15 17:08 / 기사수정 2011.08.15 17:08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어렵게 내린 결단, 잘 바꿨다 싶다.
올 시즌 중 총 7명(라미레즈, 코리, 메그레인, 가코, 카도쿠라, 데폴라, 오넬리)의 외국인 선수가 중도 하차했다. 그리고 15일 현재 삼성 저스틴 저마노를 제외하고 5명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가 실전 투입됐다. 두산 페르난도 니에베를 시작으로 한화 데니 바티스타, SK 브라이언 고든, 롯데 크리스 부첵, 삼성 덕 매티스가 그 주인공. 특히 이 중 고든과 부첵, 매티스는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주며 선발진의 한 축을 확고하게 꿰찼다.
▲ 잘 바꿨네
선두 싸움중인 삼성과 SK, 4위 싸움 중인 롯데가 웃고 있다. 기존 외국인 투수를 과감히 퇴단시키고 새롭게 영입한 대체 외국인 투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SK 고든이 가장 돋보인다. 고든은 데뷔전이었던 7월 17일 문학 한화전서 4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으나 이후 4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1.40으로 호조다. 14일 문학 넥센전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3승(1패)째를 따냈다.
4경기 모조리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으며, 볼넷은 단 5개였고 삼진은 21개였다. 직구 구속은 140km대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으나 100km대의 느린 커브 조합이 타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기존 원투펀치인 김광현과 글로버가 각각 부진과 부상 등으로 전력 이탈했으며 송은범마저 불펜 이동한 가운데 고든의 호투는 SK 선발진의 힘이 되고 있다.
롯데 부첵도 눈에 띈다. 완급조절에 능한 고든과는 달리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를 하는 타입. 직구 평균 구속은 145km 정도로 고든과 비슷하지만 커터, 슬라이더 등 빠르게 들어오지만, 홈 플레이트 부근에서 변화가 심한 공으로 타자의 방망이를 유인하고 있다. 부책은 4강 싸움의 중대일전이었던 14일 잠실 LG전서 7피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7월 19일 잠실 두산전서 불펜투입되기도 했지만 선발로 호조를 보이면서 보직이 굳는 분위기다. 김사율이 마무리를 잘해주고 있어 롯데 입장에선 부책이 선발진에 자리 잡아주는 게 상책이다.
삼성 매티스는 후반기 살아난 삼성 선발진에 플러스 알파가 되고 있다. 아직 단 2경기밖에 나오지 않은 데다 상대팀이 넥센과 한화 등 하위팀이었기 때문에 100% 확신을 하기에는 이르다. 그라나 2경기 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이닝 소화력이 부족한 삼성 선발진에 보탬이 되고 있다. 각도 큰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던진다. 그로 인해 삼성 선발진은 한층 부유해졌고, 에이스 차우찬의 공백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 불편한 진실? 어쨌든 비밀병기
이와 같은 현상은 근래 보기 드문 그것이라 놀랍다. 으레 대체 외국인 투수는 한국 타자들에 대한 적응기간을 감안했을 때 치열한 순위 다툼 도중 영입돼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소화하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끈질긴 한국 타자에 대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나머지 평정심을 잃어 버려 팀 분위기를 망치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대체 외국인 투수의 성공을 '로또'에 비유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르다. 겉으로 봐서는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급하게 영입한 것 같지만 실상 평소에 세심하게 관리해온 외국인 선수 영입 리스트를 적절히 활용했다고 보는 게 옳다. 일각에서는 뒷돈 거래 의혹으로 인한 수준 향상이라는 말도 하지만, 사실 확인을 할 길이 없으니 일단은 각 구단의 영입전이 훌륭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들의 소속팀은 순위 싸움 중인 팀이라 경우에 따라서 비밀병기가 될 전망이다. 당장 정규시즌 순위 싸움은 물론이고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이 공략포인트를 분명히 찾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노출이 덜 돼 타자들 입장에서 생소하다는 절대 강점이 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삼성은 저스틴 저마노라는 아직 1군에 공개조차 하지 않은 또 다른 무기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앞으로 더욱 무시무시한 전력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 대체 외국인 투수, 올 시즌만큼은 각 팀의 복덩이가 되고 있다.
[사진-매티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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