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리그에서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관중이 선수에게 채찍을 휘둘렀고 선수는 보안 요원 보호 없이 그대로 채찍에 맞았다.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알 이티하드 골을 넣은 압데르라자크 함달라는 경기장을 떠나는 도중 관중에게 물을 뿌리려고 했지만 팬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며 "팬은 채찍을 꺼내 함달라에게 두 차례에 걸쳐 채찍질했고 그의 팀 동료들이 개입해 그를 구출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발생한 것은 12일 알 이티하드와 알 힐랄의 사우디 슈퍼컵 결승이었다.
알 힐랄은 알 이티하드를 4-1로 꺾고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알 이티하드는 채찍을 맞은 함달라가 0-1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으나 알 힐랄은 내리 3골을 추가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알 힐랄이 지난해 여름 영입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네이마르도 경기를 관전한 뒤 우승 세리머니에 참여했다.
알 힐랄 입장에선 값진 우승이었다. 알 이티하드에는 발롱도르 출신의 공격수 벤제마가 있었으나 알 힐랄은 벤제마를 완벽히 봉쇄하며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전력상 우위는 알 힐랄이었다. 알 힐랄은 현재 사우디 리그에서 리그 27경기 25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2위와 승점 12점 차 1위다.
알 힐랄은 지난 2월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당시 상대도 알 이티하드였다. 알 힐랄은 지난 2월 알 이티하드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28연승을 기록했다. 28연승은 축구 역사상 한 팀이 기록한 최다 연승 신기록이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였다. 함달라는 경기가 끝난 뒤 나가는 도중 팬에게 물을 뿌렸고 팬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채찍을 꺼내 함달라에게 휘둘렀다. 함달라가 물을 뿌린 이유는 자신에게 욕설을 쏟아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함달라가 경기장을 떠날 때, 그는 자신에게 욕설이 쏟아지는 것을 듣는 것 같았고 그의 물병을 관중에게 부으며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팀 동료들이 그를 구출하고 다른 관중이 채찍을 꺼낸 관중을 끌어 내리며 일단락됐다. 이후 2명의 보안 요원이 개입하며 일은 완전히 마무리됐다.
반전은 따로 있었다. 채찍을 휘두른 관중이 알 이티하드의 팬이었다는 것이다. 채찍을 휘두른 관중은 선수들보다 패배에 분노하며 함달라를 향해 욕을 퍼붓고 채찍까지 꺼낸 것이다.
'토크 스포츠'는 "결과는 알 이티하드의 은골로 캉테, 벤제마에게도 실망스러웠지만 그들의 실망감은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관중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며 "알 이티하드의 스타들은 결승전 패배에 대한 과잉 반응으로 인해 분노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토크스포츠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