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2사 3루 KIA 서건창이 김호령의 1타점 적시타때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공격과 수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위닝시리즈로 이끌었다.
서건창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3득점을 기록하면서 올 시즌 개막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서건창이 3안타를 기록한 건 LG 트윈스 시절이었던 2022년 7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617일 만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멀티히트 경기는 있었지만, 3안타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첫 타석에선 운이 따르지 않았다. 2회초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곽빈의 2구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는데, 점프 캐치를 시도한 1루수 양석환의 미트에 공이 빨려들어갔다. 그러면서 1루주자 김선빈도 태그 아웃돼 이닝이 종료됐다.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1사 1,3루 KIA 서건창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하지만 서건창은 좌절하지 않았다. 5회초 2사에서 곽빈의 2구를 밀어쳐 좌중간 안타로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후속타자 한준수의 타석 때 도루에 성공하면서 2루로 향한 서건창은 최원준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아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완 이병헌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도영의 몸에 맞는 볼 때 득점을 만들었다.
서건창은 8회초 무사 2루에서 좌완 김호준으로부터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기록하며 2루주자 김선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한준수의 뜬공과 최원준의 2루수 직선타 이후엔 김호령의 안타 때 득점을 올렸다.
서건창의 방망이는 9회초에도 매섭게 돌아갔다. 서건창은 팀이 8-1로 리드하던 9회초 1사 1·3루에서 우전 안타로 3루주자 박민의 득점을 도우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서건창이 1루수로 선발 출장했는데, 공격과 수비에서 좋은 활약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무사 2루 KIA 서건창이 1타점 2루타를 날린 후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경기 후 서건창은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출루해서 열심히 뛰는 것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한 것 같다. 오늘(31일) 이 느낌을 잊지 않고 시즌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많은 경기 중에 한 경기다. 물론 시즌 첫 안타가 나오고 좋은 타이밍이 나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만, 오늘 경기는 오늘로 끝이다. 이번주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에 잘 정비해서 다음주에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0경기 넘게 뛴 베테랑이지만, 서건창은 경기 출전에 대한 소중함을 안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그는 "(선발 통보를 받을 때)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함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기에 나가지 않을 때도 뒤에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항상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실전에서 1루수를 소화하는 느낌은 어떨까. 서건창은 "야구가 매번 새로운 것 같다. 후배들이 정확히 던져주려고 많이 배려해주고 있다(웃음). 나도 던지는 입장이었을 때 잘 잡아주면 고마운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중간중간 놓치는 부분도 있는데, 수비코치님께서 적극적으로 1루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서툴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1사 1,3루 KIA 서건창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최근 수년간 부진에 허덕이던 서건창은 지난 시즌 이후 LG를 떠나 '고향팀' KIA로 이적했다. 그는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일관성 있게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고, 실패에 대해 누구도 압박을 주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부분이 편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는 것에 대해 다들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얘기했다.
서건창은 올해부터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사용했던 응원가와 함께 타석에 들어서는 중이다. 그는 "뭔가 감격스러운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들었고, 또 정말 많은 팬들이 불러주셨다. 예전 느낌도 많이 나고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팀 구성원 전체가 서건창의 반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서건창은 "다들 지나가면서 한 번씩 파이팅을 불어넣는데, 그 마음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또 그 마음이 느껴지고, '파이팅'이라는 세 글자 안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집중하면서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