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디트릭 엔스는 키움을 상대로 11탈삼진을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LG 트윈스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중이다. 외국인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의 호투를 발판 삼아 3연승을 기록했다.
LG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선발 등판한 엔스는 6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타선에서는 홍창기가 적시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믿음의 1선발 VS 분발해야 할 1선발
양 팀은 1선발 에이스로 선발 투수를 예고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LG는 KBO 리그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엔스를 내세웠다. 엔스는 지난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4사구 3개 2실점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챙긴 기세를 이어 키움전에 나섰다. 선발 라인업은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엔스로 구성했다. 오지환과 문보경도 부상 이슈를 털어내고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반면 키움은 분발해야 할 1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나섰다. 후라도 역시 마찬가지로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흔들리며 고개를 숙였다. 후라도는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볼넷 7탈삼진으로 부진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후라도는 광주 개막전(23일)에서 수비 도움도 못 받았고, 내용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늘(29일) LG전에서 본인이 계획했던 투구를 보여주고, 벤치가 기대하는 5회 이상은 버텨줘야 팀이 대등한 싸움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막 후 3연패에 빠져 시즌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한 키움. 박수종(중견수)-로니 도슨(좌익수)-김혜성(2루수)-최주환(1루수)-김휘집(3루수)-이형종(우익수)-이원석(지명타자)-김재현(포수)-이재상(유격수), 선발 투수 후라도로 선발 명단을 구성해 시즌 첫 승에 도전했다.
◆그래도 1선발은 1선발
1선발은 1선발인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지닌 빼어난 기량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엔스는 강력한 투구를 선보여 키움 타자들을 막아냈다. 4회말까지 네 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할 만큼 완벽한 투구였다. 첫 출루는 5회말이었다.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누상에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타자 김휘집(스윙 삼진)을 시작으로 이형종(중견수 뜬공)과 이원석(좌익수 뜬공)을 막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5회까지 삼진을 8개를 잡아내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후라도 역시 엔스의 호투에 맞불을 놨다. 후라도는 엔스만큼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상대를 막아냈다. 첫 실점은 4회초였다.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오스틴에게 좌전 안타, 오지환에게 1루수 땅볼을 내줘 1사 2,3루가 됐다. 후라도는 위기를 벗어나려 했지만, 문보경에게 희생플라이를 헌납해 0-1 선취점을 빼앗겼다. 후라도는 실점했지만, 5회말을 김혜성에 호수비에 힘입어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내며 상대와 대등한 싸움을 이어갔다.
엔스는 21명의 타자 중 11명을 삼진으로 처리하는 원맨쇼를 펼쳤다. LG 트윈스
◆21타자 상대 '11K' 엔스 키움 타선 진압
4회초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1-0 앞서 간 LG. 6회말 엔스는 경기 첫 위기를 맞았지만, 무사히 이겨냈다.
엔스는 6회말 김재현과 이재상을 삼진으로 처리해 재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그러나 이후 잠시 흔들렸다. 박수종에게 1루수 방면 내야 안타, 도슨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2사 1,3루가 됐다. 상대에게 동점 또는 역전 기회를 내준 상황. 그리고 타석에는 3번타자 김혜성. 엔스는 김혜성에게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두고 던진 커터와 포심이 모두 커트 당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고심 끝에 엔스는 다시 포심 패스트볼을 선택했다. 그리고 시속 146㎞의 힘찬 포심 패스트볼이 김혜성의 방망이를 가르며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엔스는 6이닝 동안 21명의 타자와 상대하는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키움 타선을 진압했다.
◆881일 만에 등판한 조상우, 그리고 LG의 추가점
LG는 7회초 구원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박동원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사 후 문성주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신민재의 볼넷, 박해민의 우익수 뜬공으로 2사 1,3루가 만들어졌다. 4회초 이후 얼어버린 LG의 타선. 팀은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더 냈다. 홍창기의 타석에서 조상우의 폭투가 나왔고, 그사이 3루주자 문성주가 홈을 밟아 2-0으로 도망갔다.
이날 조상우는 2021년10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881일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조상우는 2021시즌 이후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했다. 의욕적으로 나선 복귀 첫 등판이었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 평균 145㎞를 기록했다.
문성주는 경기 중반 상대 폭투에 홈을 밟아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어제(2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는 타선, 오늘(29일)은 마운드가 돋보였던 LG
9회초 LG는 2사 2루에서 추가점을 뽑았다. 홍창기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 3-0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하루 전 LG는 총합 25안타 18득점을 뽑아내며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하루 뒤 팀 타선은 총합 7안타 3득점을 기록했다. 준수한 활약이었지만, 더욱 빛난 건 마운드였다. 타선이 힘을 내지 못할 때는 투수들이 버팀목이 되어 줬다. 선발 투수 엔스를 시작으로 김진성(1이닝 무실점)-박명근(⅔이닝 무실점)-이우찬(⅓이닝 무실점)-유영찬(1이닝 무실점)이 순서대로 나와 상대 타선을 잘 막아냈다.
LG는 탄탄한 마운드에 힘입어 실점하지 않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어느덧 3연승. 신바람을 탄듯 질주 중이다. 반면 아직 2024시즌 첫 승이 없는 키움은 4연패 늪에 빠졌다. 선발 후라도가 6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 했고, 타선에서는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한 박수종이 멀티히트를 쳤지만, 득점과 이어지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LG는 9회초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LG 트윈스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