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 지난 23일 정규시즌 개막 이후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이드암 불펜 요원 박치국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전했다. 홈 개막시리즈에서 첫 2경기에 휴식을 부여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승엽 감독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1차전에 앞서 "전날 게임에서 우리가 패하기는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 쫓아간 것만으로도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며 "9회말에는 1점 차 상황만 아니었다면 박치국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을 텐데 여러 가지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전날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8로 졌다. 4-6으로 끌려가던 8회초 무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9회초 김재환의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은 9회말 KT의 마지막 저항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이 김상수를 내야 안타로 1루에 내보낸 뒤 1사 후 천성호에 우전 안타, 멜 로하스 주니어에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박치국은 만루에서 KT 4번타자 박병호에 일격을 당했다. 초구 141km짜리 직구가 박병호의 배트에 맞은 뒤 3유간을 빠져 나갔고 3루 주자, 2루 주자가 차례로 홈플레이트를 밟으면서 끝내기 안타로 연결됐다.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 지난 23일 정규시즌 개막 이후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두산은 앞서 지난 26~27일 연이틀 KT를 꺾고 승전고를 울리고 3연승과 함께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지만 석패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그러나 박치국이 지난 23~24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 이번주 KT와 주중 3연전까지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강행군을 펼친 부분을 언급하면서 박치국의 패전을 감쌌다.
두산은 필승조 정철원이 지난 26~27일 연투를 펼쳤던 데다 27일 게임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슈퍼루키 김택연의 경우 27일 30구가 넘는 공을 던져 연투가 쉽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9회 1점 승부 상황에서 믿고 기용할 수 있는 투수가 27일에는 불펜에 박치국만 남아 있었다. 박치국은 그렇게 3연투 투혼을 발휘했다. 결과는 끝내기 패배였지만 이승엽 감독은 박치국의 희생 정신과 KT 필승조를 무너뜨린 타선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3월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사이드암 불펜 요원 박치국의 휴식 계획을 밝혔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이승엽 감독은 "야수가 아닌 투수가 개막 후 5경기에 모두 나갔다. 박치국이 전날 게임은 굉장히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며 "비록 게임은 우리가 졌지만 박치국이 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준 것만으로도 아주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치국은 오늘 게임과 내일(3월 29일) 경기는 등판이 쉽지 않고 휴식을 줘야 한다"며 "KIA와 이번 주말 3연전은 알칸타라, 브랜든, 곽빈까지 1, 2, 3 선발투수가 나간다. 불펜이 이번주 과부하가 조금 있는데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던져주면 불펜투수들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KIA를 상대로 정수빈(중견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박준영(유격수)-김대한(좌익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라울 알칸타라가 마운드에 오른다.
두산은 지난해 KIA에게 상대 전적 12승 4패로 절대 우위를 점했다. 2023 정규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치열한 5위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데는 KIA에게 거둔 승패 마진 '+8'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