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춘천시민축구단의 정선우 감독은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고 자신감을 얻고 간다고 했다.
정선우 감독이 이끄는 춘천시민축구단은 24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에서 선제골을 실점한 뒤 이대광의 동점골로 따라갔지만, 이내 서동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2로 패배했다.
비록 결과는 패배했지만 춘천 입장에서는 분명히 아쉬운 결과였다. K3리그 소속인 춘천은 K리그 전통의 명가 수원을 상대로 경기 내내 맞불을 놓으며 수 차례 수원을 위협했다. 단단한 수비와 조직적이고 빠른 역습이 돋보였다.
재차 리드를 허용했던 경기 막바지에도 충분히 따라갈 저력이 있었다. 춘천은 후반 추가시간 나온 이대광의 슈팅이 한 차례 골대를 때렸고, 한 번은 위로 높게 뜨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춘천은 두 번째 동점골 득점에 실패하며 1-2 석패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선우 감독은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결과가 좋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제 리그에 돌아가서 리그에 전념해야 한다. 좋은 경기를 했다"라며 패배 속에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는 경기 소감을 밝혔다.
경기 전반적으로 공격 전개가 좋았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정 감독의 축구 철학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정 감독은 "철학이라는 게 쉬우면서도 어렵다. 지금 뛰는 선수들이 내가 생각하는 걸 똑같이 생각하는 선수들이다. 빠른 템포로 선 굵은 축구보다 아기자기한 축구를 선호한다. 경기장도 좋아서 선수들의 기량이 맞물려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했다.
아쉽지 않는지 묻는 질문에는 "위험한 상황도 많았고, 좋은 기회도 많았다. 그 찬스를 선수들이 집중력을 살렸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선수들이 배워가는 단계다. 그 단계를 거치다보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아쉬움 속에서도 충분히 얻어가는 게 있다고 짚었다.
정선우 감독은 수원전을 대비하면서 수원의 확실한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정 감독이 짚은 수원의 약점은 공격 시 높게 올라오는 왼쪽 측면이었다. 경기에서 춘천은 수원의 왼쪽 측면 뒷공간을 노리는 데 주력했다.
정 감독은 "백4로 시작해서 박재민 선수에게 부탁한 게 있다. 수원이 왼쪽 측면을 공략하기 때문에 수비 때에는 백5, 공격 때는 백4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전반전에는 일대일로 붙어있다보니 수원이 쉽게 들어오지 못했다. 실점은 수원 선수들이 뛰어나서 내준 것 같다. 대신 우리 선수들에게 주문한 건 잘 나왔다"라고 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이라는 큰 경기장에서 수원 팬들의 응원 속에 뛰는 건 정선우 감독이나 춘천 선수들에게는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하지만 정 감독은 오히려 춘천 선수들이 빅버드의 분위기를 즐겼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오히려 선수들은 좋아했다. 상대 응원이 워낙 좋은 건 알았다. 선수들이 주눅든다고 하면 못 뛰었을 것이다. 선수들도 즐겼던 것 같다. 우리가 하고자했던 부분들이 잘 나왔다. 주눅들었다면 발이 잘 안 떨어졌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패배 속에서 추가로 얻어가는 것이 더 있는지 묻자 정 감독은 "자신감을 얻었다. 리그에서 강팀들도 있고, 자신감을 갖고 주문했던 것들이 나와준다고 하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