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나래 기자] 피자나 국수, 라면으로 충분히 한 끼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밥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는 '밥을 먹어야 식사를 했다'고 여기는 심리도 한 몫을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포만감'에 있다.
포만감이란 음식을 먹은 후 혈액 중 포도당이 뇌의 만복중추를 자극해 느끼는 배부름과 그러한 느낌이 오래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 포만감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배부른 상태가 오래 간다는 뜻이다.
밀가루, 흰쌀 등의 정제된 곡물로 만든 음식들은 포만감이 낮은 쪽에 속한다. 국수나 라면, 빵 등을 밥과 비슷한 양으로 먹었는데도 한 끼 식사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다. 밀가루나 흰쌀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들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렸다가 내리기 때문에 먹고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배가 고프다고 느낀다.
때문에 우리의 몸은 더 많은 음식을 원하게 되고 이는 국수와 주먹밥, 라면과 밥, 칼국수와 밥 등 영양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식사나 한 끼 칼로리를 초과하는 과식으로 이어진다.
흔히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으로 현미와 채소, 콩, 해조류 등이 권장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식이섬유 때문이다. 식이섬유는 위장에 공복감을 덜 느끼게 하고 혈당을 조절하며 음식물의 흡수를 더디게 한다. 따라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두부, 토마토, 상추 등은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탄수화물이라고 하더라도 현미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포만감이 오래 지속된다. 다이어트 시 현미밥을 추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흰 쌀밥을 먹는다 하더라도 두부나 야채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 음식이 천천히 흡수되어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단백질의 적절한 섭취도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단백질의 경우 조리법에 따라 포만감의 정도가 달라지는데 구운 고기의 경우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손실되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수육에 비해 포만감이 낮다.
계란의 경우 프라이보다 삶은 계란이, 구운 해산물보다 삶거나 찐 해산물이 포만감을 느끼는 데에는 더 좋다. 닭가슴살 같은 양질의 단백질은 소화, 흡수가 천천히 되기 때문에 포만감을 오래 지속시킨다.
하지만 포만감이 단순히 음식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오래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자주 씹는 것이다. 30회 이상 씹는 동작을 반복하게 되면 만복중추를 자극해 포만감을 느끼게 해 준다.
국수나 라면 등의 면류가 금방 배가 고픈 이유는 넘길 때 씹는 동작을 최소화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잘 씹지 않고 먹으면 먹는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배가 늦게 부르고 일찍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식사 중 물을 마시거나 국물에 밥을 말아 먹게 되면 처음엔 든든한 것 같아도 오히려 포만감이 낮아진다. 식사 중 물을 마시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기게 되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을 경우, 빨리 먹게 될 뿐 아니라 물에 의해 음식물의 흡수가 방해를 받게 되어 금방 배가 고플 수 있다.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가급적 식사 30분 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도움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하진 원장
심성주 기자 simsban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