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합법적 왕따를 뽑는 게임을 소재로 한 '피라미드 게임'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투표를 통해 합법적인 왕따를 뽑는 한 학급의 이야기를 담는다.
극 중 학생들은 매달 투표에 참여하고 F등급을 받은 학생을 괴롭히는 것을 즐긴다. F등급 학생 또한 자신이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는 것에 순응하고, A등급을 비롯한 B등급, C등급 학생들도 일상 생활에서 등급 서열대로 움직인다.
결국, 자극적인 게임의 등장에 한 학교에서는 '피라미드 게임' 놀이를 가장한 집단 따돌림 현상이 확산된다며 이와 관련한 가정통신문을 배포한 사실이 밝혀졌다.
드라마도 현실도 말만 게임일 뿐, 실체적인 괴롭힘을 주고받는 학교폭력의 장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
'피라미드 게임'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콘텐츠다. 하지만 '19금' 콘텐츠는 요즘 미성년자 아이들에게 쉽게 전파되고 보여지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K-콘텐츠가 제작되고,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OTT의 경우 미성년자도 계정 공유 때문에 부모님의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다면 별다른 제재없이 19금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SNS, 유튜브 등을 통한 숏폼 콘텐츠를 통해 대략적인 내용과 대사 등은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신드롬을 일으킨 흥행작들은 '더 글로리', '피라미드 게임', '무빙' 등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경우가 많았다. 이에 자연스럽게 SNS 알고리즘은 해당 콘텐츠가 자주 등장한다.
물론 SNS에 등장하는 영상의 부분은 폭력적이지도, 선정적이지도 않은 부분이 대다수이다.
하지만 엄연히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콘텐츠가 버젓이 미성년자도 볼 수 있는 공간에 자유롭게 게재가 되는 것은 건강한 환경이라고 볼 수도 없는 부분이다. 숏폼은 작품 홍보의 효과도 있지만 미성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시리즈물 뿐 아니라 예능 'SNL 코리아' 또한 현재 방영 중인 시즌5의 경우는 15세 이상 시청가이지만, 전 시즌은 19세 이상 시청가였던 회차도 있다. 하지만 등급과 상관없이 인기 게스트나 인물들의 연기력이 화제가 되면 숏폼으로 등장하고는 했다.
미성년자를 현혹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피라미드 게임' 가정통신문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요즘은 콘텐츠들이 말만 19금이다", "나 어릴 적에는 19금 콘텐츠가 이렇게 많지 않았을 뿐더러 부모님 주민번호를 인증해야하는 등 엄격했는데", "부모님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같이 쓰니까 청불 콘텐츠 접하기 너무 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예전과는 달라진 콘텐츠 소비 방식을 꼬집고 있다.
해외 OTT 기업의 등장으로 제작자들은 방송 심의 등 걱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날개를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급격히 변한 콘텐츠 시장에서 소외된 미성년자 보호. 그 어느때보다 어른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할 때다.
사진 = 티빙, 넷플릭스, 월트디즈니코리아 컴퍼니, 쿠팡플레이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