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박진만 감독, 원태인. 소공동,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최원영 기자) 뚫어낼까, 막아낼까.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양 팀이 모두 주목하는 선수가 있다. KT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다.
22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삼성 선수들은 "우리도 준비 많이 했다. 자신 있게 승부해 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KT는 "쿠에바스가 더 좋은 피칭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에바스와 삼성의 악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0월 28일,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는 7이닝 2실점, 투구 수 108개를 기록했다. 이어 단 이틀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0월 31일 삼성과의 타이 브레이크(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투구 수 99개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그해 통합우승까지 달성했다.
쿠에바스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5시즌 동안 삼성전 15경기에 출전해 8승2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망설임 없이 개막전 선발투수로 쿠에바스를 낙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새 외인 코너 시볼드를 내세웠다.
KT 위즈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은 설욕전을 노리고 있다. 미디어데이에 구단 대표선수로 참가한 주장 겸 주전 외야수 구자욱이 먼저 입을 열었다.
구자욱은 "쿠에바스는 우리 팀을 상대로 굉장히 잘 던지는 투수다. 하지만 못지않게 우리도 준비를 많이 했다"며 "결과가 어떻든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했으면 좋겠다. 주눅 들지 않고 승부하다 보면 최고의 투수도 무너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자신감 있게 임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발투수 원태인은 동료들을 힘껏 응원할 계획이다. 타이 브레이크 당시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비자책점), 투구 수 98개로 호투한 바 있다. 그는 "코너가 잘 던지고 타자들이 잘 치기를 바라면서 지켜보겠다. 첫 경기에서 지면 시작부터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며 "개막전 승리가 한 시즌을 좌우할 수도 있다. 이번엔 꼭 한 번 이겨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도 물러설 수 없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선발투수 고영표는 "내가 출전하는 경기가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보겠지만, 쿠에바스가 잘해줄 것 같다.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에 다녀온 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더라"며 "과거와는 또 다르게 이번 삼성전에서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던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T 위즈 선발투수 고영표. 소공동, 김한준 기자
쿠에바스는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투수임을 통보받았다. 앞서 그는 "감독님께서 미리 말씀해 주셨다. 평소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한다. 감독님께서 공개하시기 전까지 조용히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개막전 상대가 삼성이라는 질문에는 "컨디션이 좋을 땐 상대가 어느 팀이든 자신 있다. 특정 팀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다"며 "리그 타자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많이 올라온 듯하다. 다들 몸을 잘 만들었더라. 재미있을 것 같고, 개막이 무척 기대된다"고 답했다.
쿠에바스는 2019년 처음 KT 유니폼을 입었다. 2022년까지 매 시즌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2년 2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이 생겨 팀을 떠나게 됐다. 지난 시즌엔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에 몸담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그는 보 슐서의 대체외인으로 KT에 복귀했다. 올해 KT와 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코너는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출신인 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엔 콜로라도 로키스에 몸담으며 27경기(선발 13경기) 87⅓이닝에 등판해 1승7패 평균자책점 7.52를 기록했다.
삼성에 적응을 마친 코너는 "팀 승리를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겠다. 승리를 최대한 많이 챙기든, 더 많은 경기에 나가든, 어떻게 해서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소공동,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