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 8회초 1사 1,2루 다저스 오타니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LA 다저스가 상대의 빈 틈을 놓치지 않고 빅이닝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 중심에는 '역대급' 상위타선이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다저스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2연전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첫 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5-2로 제압했다.
지난 17~18일 LG 트윈스, 팀 코리아와의 스페셜 게임에서 실전 감각을 점검한 다저스는 시즌 첫 경기부터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역시나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으로 이어지는 역대급 상위타선이 눈길을 끌었고, 윌 스미스(포수)와 맥스 먼시(3루수)가 각각 4번과 5번에 배치됐다. 6~9번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제임스 아웃맨(중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개빈 럭스(2루수) 순이었다.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 8회초 무사 만루 다저스 에르난데스가 1타점 희생플라이 타구를 날린 후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다저스는 1~3회 단 1점도 뽑지 못하다가 4이닝 만에 첫 득점을 올렸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4회초 선두타자 에르난데스가 3루수 타일러 웨이드의 송구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고, 아웃맨의 중견수 뜬공으로 한 베이스 이동한 뒤 헤이워드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4회말 1점을 헌납한 다저스는 5회초부터 3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하지만 한순간에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다. 8회초 선두타자 먼시의 볼넷과 에르난데스의 안타, 아웃맨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가 됐고 에르난데스가 희생플라이로 2-2 균형을 맞췄다.
1사 1·2루에서 럭스가 친 타구는 평범한 1루수 땅볼이 되는 듯했지만, 공이 샌디에이고 1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미트를 뚫고 외야로 빠져나갔다. 그 사이 2루주자 에르난데스가 홈까지 달려들면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 8회초 1사 1, 2루 다저스 무키 베츠가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다저스는 역전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베츠가 샌디에이고 아드리안 모레혼의 3구를 받아쳤고, 좌전 안타로 2루주자 아웃맨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4-2.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오타니도 1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추가점을 뽑았다. 두 팀의 격차가 5-2까지 벌어지면서 샌디에이고의 추격 의지가 꺾였다. 결과적으로 8회초 4점이 두 팀의 승패를 결정한 셈이 됐다.
이 과정에서 크로넨워스의 실책이 경기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다저스의 상위타선이 개막전부터 승리의 주역이 됐다.
테이블세터 중책을 맡은 베츠와 오타니는 각각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프리먼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볼넷 2개로 출루 능력을 뽐냈다. 주축 타자들이 대거 부진한 샌디에이고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경기, 4회초 2사 LA 다저스 프리먼이 2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베츠-프리먼-오타니로 연결되는 다저스의 상위타선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에서 단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빅리그에 데뷔한 베츠는 2015년부터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2023시즌엔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39개)을 터트렸다. 또한 중견수, 우익수뿐만 아니라 2루수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손을 잡은 프리먼은 2022년(21개)에 이어 지난해(29개)도 20홈런 고지를 밟는가 하면, 두 시즌 모두 0.9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를 나타냈다. 베츠 못지않게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지구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 경기, LA 다저스가 샌디에이고에 5:2 승리를 거뒀다. 9회말 다저스 오타니가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다저스는 비시즌 기간 오타니을 영입하며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췄다.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올해 투수로 뛸 수 없지만, 다저스는 '타자' 오타니에 대해 큰 기대를 걸었다. 그만큼 오타니가 팀 공격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저스가 원했던 그림은 첫 경기부터 현실이 됐다.
한편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다저스는 21일 2차전에서 2연승을 정조준한다. 다저스는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빅리그 데뷔전에 나서고, 샌디에이고는 조 머스그로브를 선발로 내세워 반격을 노린다.
사진=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