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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슈퍼루키, ML 올스타 거포도 '완벽 제압'..."후회 없이 던지고 싶었다" [고척 인터뷰]

기사입력 2024.03.19 05:45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프로 무대에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열아홉 소년이 미국 메이저리그를 주름잡는 강타자들을 압도했다. 두산 베어스 슈퍼루키 김택연이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닷새 앞두고 값진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다.

류중일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LA 다저스에 2-5로 졌다.

팀 코리아는 전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 0-1 석패에 이어 2경기 연속 메이저리그 팀들과 실력 차이를 실감했다. 하지만 결과보다 현역 빅리거들과 기량을 겨뤄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던 연습경기인 만큼 충분히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LA 다저스전의 경우 어린 투수들의 역투가 빛났다. SSG 랜더스 좌완 영건 오원석이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한화 이글스 황준서가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다저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내용 측면에서 가장 좋았던 투수는 오원석이었지만 임팩트는 김택연이 더 컸다. 김택연은 팀 코리아가 2-4로 뒤진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152km짜리 직구를 몸쪽 깊숙하게 집어넣었고 에르난데스의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26홈런, 2022 시즌 25홈런, 2021 시즌 32홈런을 쏘아 올린 강타자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정 2회, 실버슬러거 2회 수상 등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김택연은 이런 강타자를 상대로 묵직한 구위를 뽐냈다.  

김택연은 후속타자 제임스 아웃맨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순간적으로 제구가 흔들리면서 쓰리 볼 상황에 몰렸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4구째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집어넣어 카운트를 잡은 뒤 5구 직구로 아웃맨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149km짜리 직구로 아웃맨을 힘으로 누르면서 또 한 번 헛스윙 삼진을 손에 넣었다.   

김택연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인터뷰에서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처음 경기를 하게 됐다. (다저스 타자들과) 피해 가기보다 내 공을 후회 없이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싶었는데 이뤄져서 만족스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처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긴장을 많이 했지만 초구를 던진 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타자를 의식하기보다 내 공을 던지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신장 182cm, 체중 88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다. 



김택연은 지난해 인천고 3학년 재학 중 고교 무대 공식 대회에서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성적을 기록했다.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했다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다.

김택연은 프로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신인 투수 중 유일하게 소속팀 두산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 일본프로야구 구단들과 연습경기에서 4⅓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연속 1이닝 무실점으로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김택연의 장점은 최고구속 152km까지 나오는 묵직한 돌직구뿐 아니라 강철 같은 멘탈이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침착함과 배짱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상 생활에서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소년의 풋풋함이 넘치지만 마운드에만 오르면 투사로 변한다.

김택연은 이날 LA 다저스전에서도 스트라이크 존에 과감하게 직구를 꽂아 넣는 피칭을 했다.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함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택연은 "타자들에게 '칠 테면 쳐봐라'라는 생각을 하고 공을 던졌다기보다 내 공을 테스트한다는 마음이었다"며 "다저스 타자들이 나에 대한 정보 없으니까 내가 유리한 상태로 승부해서 이 결과 나온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 와서 좋은 선배 투수들과 함께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들을 잡아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김택연의 피칭을 지켜본 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덕담과 함께 프로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기를 기원했다.



류중일 감독은 "김택연, 황준서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자기 공을 던지는 게 기특했다"며 "앞으로 이 두 선수가 KBO리그에서 어떻게 성정할지 궁금하다"고 웃었다.

한편 LA 다저스는 오는 19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서 맞붙는다.

2024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는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된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2004·2008·2012·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 시리즈가 열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에서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MLB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MLB 월드투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선수들을 전세계 다양한 국가의 팬들에게 직접 선보이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다.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아시아, 멕시코, 중남미와 유럽에서 최대 24번의 정규시즌 경기와 16번의 이벤트 경기를 개최할 계획이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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