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01:28
스포츠

'이대호의 일본 진출' 바라보는 걱정의 시선

기사입력 2011.08.08 10:55 / 기사수정 2011.08.08 10:5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윤석민에 이어 이번에는 이대호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가 야구단 수뇌부를 대전에 파견해 화제다. 지난 주중 대전에서 치러진 한화-롯데 전에 한화 에이스 류현진과 롯데 4번 타자 이대호를 동시에 보러 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이번 방한을 통해 올 시즌을 마치고 FA로 풀리는 이대호에 대한 일본 구단의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 정말 수비는 통할 수 없나

이대호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타자다. 올 시즌에도 타율 0.346(2위) 22홈런(1위) 77타점(1위) 54득점(5위) 119안타(1위) 0.578(장타율, 1위), 0.424(출루율, 3위)로 도루를 제외하면 각종 개인 기록 상위권에 올라있다. 이 점이 이대호의 최대 장점이다. 선구안이 좋은 가운데 장타와 단타를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면서 생산할 수 있어 타율 관리가 된다는 것은 투수들의 수준이 한국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일본에서도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떨어지는 포크볼성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스크라이크 존에 꽂아 넣거나 유인할 수 있다는 건 국내 투수들과는 다른 점이기에 속지 않고 버티는 게 중요하다. 선구안이 좋다는 김태균도 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일본 8년차 이승엽도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다. 이대호도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해야한다. 

그러나 일본 진출의 화두는 수비다. 이대호의 수비 능력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뛰어난 상황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1루와 3루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정확한 송구 및 포구 능력을 자랑하지만 아무래도 앞뒤 좌우로 움직이는 순간적인 풋워크는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 국내보다 내야수들이 여전히 한 박자 빠르게 움직이며 수비하는 일본 내야 수비의 세밀함을 따라가기에 이대호의 수비력은 다소 불안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일본 구단이 그의 수비 능력에 신뢰를 보내지 않을 경우 일본 진출 및 생활에 있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센트럴리그의 경우 그를 영입하는 데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가 최근 이대호의 수비를 보러 왔다는 말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퍼시픽리그도 기왕이면 이대호의 수비에 만족했을 때 더욱 영입 의사가 높아질 전망이다. 아무리 타격으로 승부한다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수비도 좋은 선수의 높은 활용도를 고려하기 마련이다.

▲ 고액 계약, 마냥 쉽지는 않다

SK 김성근 감독은 아예 이대호의 '대박 계약'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최근 한국 선수의 연이은 실패로 인한 부담으로 거액의 계약을 하기에는 일본 각 구단 내부적으로 무리수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실제 일본에서 8시즌 째 뛰고 있는 이승엽을 제외하고는 일본 야구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타자는 없었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김태균(3년 7억엔)과 이범호(3년 5억엔)의 실패 사례는 대박을 노리는 이대호에겐 분명히 악재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일본 구단들이 이대호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 12구단 주요 '위시 리스트'에 이대호가 포함돼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결국 이대호는 FA로 풀리기 전까지 이전 일본 진출 선수들과 차별화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물론 이대호 본인이 일본 진출에 어느 정도 욕심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어차피 단기간 수비 능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결국 수비보다는 공격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고타율과 홈런, 타점이 동시에 보장될 정도의 배트 컨트롤이 일본 투수들에게 통한다는 확신을 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선 소속팀 롯데의 가을 잔치 진출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일본 구단이 보는 수비의 약점을 상쇄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더더욱 중요하다.

"절박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김성근 감독의 조언도 허투로 들어선 안 된다. 입단할 때 대우는 떨어져도 적응이라는 고비를 넘겨야 한다는 건 고액 연봉자나 소액 연봉자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적은 연봉을 받고 일본 무대에 적응했을 경우 일본야구계의 시선은 확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일본 구단의 오퍼에 이대호가 어떠한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할 것인지가 또 하나의 관건이다.

이대호가 실제로 일본 구단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그러나 정말 해외진출을 노린다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 및 걱정의 시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사진=이대호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