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류중일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가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명승부를 펼쳤다. 특히 주축 투수들이 릴레이 호투를 펼치면서 현직 빅리그 사령탑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팀 코리아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매치에서 샌디에이고에 0-1로 졌다.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컨디션을 뽐내며 최소 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 침묵이 아쉬웠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단 우리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는 크다고 생각한다. (샌디에이고 투수들이) 잘 던져서 점수를 얻지 못했다"며 "우리 타자들이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몸을 만드는 기간이라 (타석에서) 타이밍이 안 맞았다. 내일(3월 18일) LA 다저스와의 게임에서도 우리 투수들이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김혜성(2루수)-윤동희(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노시환(3루수)-문보경(1루수)-김주원(유격수)-최지훈(중견수)-김형준(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문동주가 선발투수로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샌디에이고도 주전 선수 대부분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우익수)-루이스 캄포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으로 팀 코리아에 맞섰다. 선발투수는 자니 브리토가 출격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등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박지영 기자
팀 코리아는 1회말 2사 만루 실점 위기에서 프로파의 타석 때 나온 문동주의 폭투가 아쉬웠다. 이 실점이 이날 샌디에이고에 내준 유일한 점수였다.
문동주는 제구 난조 속에 1회말 실점하기는 했지만 2회말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샌디에이고 공격을 삼자범퇴로 잠재우고 KBO리그가 자랑하는 우완 파이어볼러의 면모를 뽐냈다.
문동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원태인도 제 몫을 해냈다.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3회말 2사 1·3루에서 샌디에이고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이 백미였다. 원태인은 자신의 주무기인 낙차 큰 체인지업으로 마차도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었다.
원태인은 4회말에도 2사 후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도 'K-마운드'의 위력투에 깊은 감명을 받은듯 보였다. 찬스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터지지 않았던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팀 코리아의 투수들의 피칭을 치켜세웠다.
쉴트 감독의 경우 선발투수였던 문동주, 샌디에이고 강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원태인의 투구 내용을 높게 평가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1999년생의 어린 나이에도 2021 시즌 42홈런을 쏘아 올린 강타자다.
한화 이글수 투수 문동주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등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박지영 기자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해에도 141경기에서 25홈런, 29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뽐냈다. 빅리그 통산 414경기 타율 0.280, 451안타, 106홈런, 273타점, 81도루를 기록 중이다. 2021년부터 오는 2034년까지 계약기간 14년, 총액 3억 4000만 달러(약 4529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장기 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쉴트 감독은 "굉장히 밀도 있고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경기장의 분위기와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도 좋았다"며 "우리 팀 투수들의 피칭과 야수들의 수비가 잘 이뤄졌다.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고른 활약을 해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넀다.
또 "한국 투수들도 전반적으로 잘 던졌다. (선발투수였던) 문동주 같은 경우 어깨를 굉장히 잘 사용했다. (컨트롤이) 1회말과는 다르게 2회말에는 점점 나아졌다"며 "두 번째 투수(원태인)도 대담하게 잘 던졌다. 우리 팀의 타티스 주니어가 (원태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했다. 다른 선수들도 게임이 진행 중일 때 재밌다는 얘기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한국 야구 대표팀 마운드 세대교체의 상징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원투펀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한국 야구의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견인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11월 제3회 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다. 2015년 초대 대회 우승, 2019년 제2회 대회 준우승에 이어 올해 제3회 대회에서도 최소 결승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등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김한준 기자 박지영 기자
류중일 감독은 "한국 야구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부터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이번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도 어린 선수 위주로 최종 엔트리를 뽑았다"며 "이 선수들과 오는 11월 프리미어12, 향후에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28년 LA 올림픽을 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한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추구하는 '야구의 세계화'에 맞춰 2024 시즌 정규리그 개막 2연전을 오는 20일과 21일 한국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한다.
KBO는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한국 방문에 맞춰 KBO리그 10개 구단의 국가대표급 선수, 젊은 유망주를 주축으로 '팀 코리아'를 구성했다. 문동주(한화 이글스), 곽빈(두산 베어스), 강백호(KT 위즈),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을 비롯한 35명의 선수들은 비록 연습경기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실전에서 맞붙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팀 코리아는 3월 18일 저녁 고척스카이돔에서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가 뛰고 있는 LA 다저스와 격돌한다. 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우완 파이어볼러 곽빈이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