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개막 전 마지막 등판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사령탑도, 선수 본인도 미소를 지었다.
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4-2 대승에 기여했다. 12일 KIA 타이거즈전(4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무사사구 투구를 뽐냈다.
과정이 순조롭진 않았다. 류현진은 팀이 2-0으로 앞선 1회말 리드오프 정훈에게 안타를 맞은 뒤 1사 1루에서 레이예스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며 첫 이닝부터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1사 1·2루에서 전준우의 우익수 뜬공으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운 뒤 유강남의 우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실점 없이 마무리했으나 3회말 2점을 헌납했다.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이다. 연합뉴스
2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은 류현진은 3회말 2사에서 위기에 직면했다. 2사에서 노진혁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레이예스의 우전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그 이후가 문제였다. 전준우가 친 타구가 높이 떴는데, 우익수 임종찬이 타구를 잃으면서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2루수 황영묵이 재빠르게 달려가 타구를 처리했으나 그 사이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들어왔다. 유강남과의 승부에선 공 3개 만에 삼진으로 이닝을 마감했다.
에이스에게 짐을 떠안은 야수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4회초 4득점으로 류현진에 힘을 실어줬고, 5회초에는 대거 7점을 뽑으면서 승리를 확신했다. 류현진도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예정 투구수까지 다 충족한 뒤 6회말에 앞서 김규연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선발투수 류현진이 계획대로 멋진 투구를 했다. 목표 투구수도 잘 이행됐고, 5이닝 76구를 던지는 동안 투구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시즌 개막전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실점 없이 마무리했으나 3회말 2점을 헌납했다.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더 많은 투구수와 이닝을 소화한 것에 만족한다. 지난 등판보다 제구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장타를 맞지 않은 게 괜찮았던 것 같다"며 "(사직구장) 팬들의 열기는 비슷한 것 같다. 똑같은 것 같다(웃음). 어제(16일)도 그랬지만 변한 게 없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동기' 포수 이재원과 처음 실전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땠을까. 류현진은 "편했던 것 같다. 이재원도 계속 경기를 소화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투수들과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는 것 같다. 좋은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류현진은 3회말 실점 이후의 상황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유강남의 3구 삼진 때) 감정이 담기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투수가 집중해서 다음 타자에게 맞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 투수가 흔들리면 실수했던 야수들이 더 위축될 거고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그런 실수 이후에 좀 더 집중했다. (유)강남이가 운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류현진은 타자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류현진은 "시즌 때 이렇게 점수를 뽑아줬으면 좋겠다. 많이 불안하다(웃음). 개막전에 더 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 타자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다. 연습할 때도 저렇게 계속 치는 게 어려울 텐데, 이 흐름을 계속 (시즌까지)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실점 없이 마무리했으나 3회말 2점을 헌납했다.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이다. 연합뉴스
시범경기 돌입 후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를 두 차례 경험한 류현진은 "존은 크게 다른 건 없는데, 구장마다 조금씩 스트라이크존이 다른 것 같아서 선수들이 그걸 빨리 캐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등판에 비해선 높은 쪽에 스트라이크가 많이 들어간 것 같고, 이러한 부분을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존 상단 공략을 염두에 두고) 던진 것도 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이 계속 맞춰가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잘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얼마나 구장의 스트라이크존을 빨리 파악해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투수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회말에 이어 2회말도 실점 없이 마무리했으나 3회말 2점을 헌납했다. 4회말과 5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이다. 연합뉴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류현진에게 남은 건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이다. 개막전에서 디트릭 엔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칠 류현진은 "(7일 청백전, 12일 KIA전) 이후 계속 4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했는데 괜찮았다. 이제는 5일 쉬고 경기를 하는 거라 (시간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안쪽으로 해서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부산, 유준상 기자 / 연합뉴스 / 고척, 김한준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