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가 188cm 장신 공격수 오스카 빌헬름손과의 주력 경쟁에서 완패했다.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스피드가 부각된 다이어는 16일 다름슈타트전에서 실점 빌미를 2개나 제공한 끝에 혹평을 받았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다름슈타트와의 경기는 에릭 다이어의 단점이 그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느린 스피드에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뮌헨은 16일(한국시간) 독일 다름슈타트에 위치한 머크 슈타디온 암 뵐렌팔토어에서 열린 다름슈타트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19승3무4패(승점 60)를 기록하면서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레버쿠젠(승점 67)에 이은 2위를 지켰다.
이날도 김민재는 벤치를 지켰다. 공식전 3경기 연속 선발 제외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 대신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선발 출전시켰다.
다이어는 전반 29분 대형 실수를 저지르며 선제골 빌미를 제공했다. 홈팀 마르셀 슈엔 골키퍼가 롱킥을 시도했고, 이 때 다이어가 상대팀 오스카 빌헬름손과 헤더 경합을 했으나 잘못 걷어냈다.
다이어의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이어가 잘못 걷어낸 공을 홈팀 윙어 마티아스 혼사크가 잡아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이 때 다이어가 태클을 시도했으나 또 실패했다. 다이어의 태클 미스로 단독 찬스가 만들어졌고 혼사크의 패스를 공격수 팀 슈카르케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중계 카메라는 곧바로 다이어를 비췄다. 실점 장면에서 다이어의 지분이 컸다는 의미였다. 그럼에도 다이어는 제자리에서 팔을 휘저으며 콩콩 뛰는 등 되려 화를 냈다. 자신의 실수보다는 동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토트넘 시절 모습이 나타났다.
에릭 다이어가 188cm 장신 공격수 오스카 빌헬름손과의 주력 경쟁에서 완패했다.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스피드가 부각된 다이어는 16일 다름슈타트전에서 실점 빌미를 2개나 제공한 끝에 혹평을 받았다. 연합뉴스
후반 중반에는 빌헬름손의 돌파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도 나왔다. 키 188cm로 장신 공격수인 빌헬름손은 스피드가 장점인 선수가 아니지만 다이어가 워낙 느려 상대가 되지 않았다. 빌헬름손에게 측면 돌파를 허용하며 기회를 내줬다.
이외에도 경기 내내 느린 스피드로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는 장면이 잦았다. 반응 속도도 빠르지 않아 태클 타이밍이 엇나가기도 했다. 첫 번째 실점 장면에서 특히 두드러졌던 단점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다이어는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94%의 패스 성공률, 긴 패스 성공 8회, 리커버리 6회, 공중볼 경합 승률 83%를 기록했다. 하지만 태클은 하나밖에 없었고, 지상 볼 경합 승률은 67%에 그쳤다. 높이에서는 강점을 보였으나 발을 이용한 상황에서는 크게 활약하지 못했다.
다이어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뮌헨은 자말 무시알라의 멀티골과 해리 케인, 세르주 그나브리, 마티스 텔의 연속골이 터지며 역전에 성공, 패배를 면했다.
그러나 독일 현지 언론의 비판은 피해가지 못했다. 그 동안 다이어에게 칭찬일색이었던 독일 유력지들이 다이어를 비판하고 나섰다.
독일 TZ는 지금은 김민재보다 훨씬 앞서 있지만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잘못된 패스로 인해 다름슈타트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고, 잘못된 헤딩과 냉담한 태클로 인해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전엔 잘 버텼지만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도 미치지 못했다"며 평점 4점을 줬다.
빌트 또한 4점을 주며 팀 내 하위권 점수를 부여했다. 90min 또한 "다이어는 전반전에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잘못된 패스로 다름슈타트의 첫 기회를 만들었다"라며 "조금 뒤에 골을 내줬을 때 그는 별로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 또다시 위치 선정에서 작은 실수를 범하며 실점을 내줬다"라고 팀 내 최저인 4점을 매겼다.
에릭 다이어가 188cm 장신 공격수 오스카 빌헬름손과의 주력 경쟁에서 완패했다.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스피드가 부각된 다이어는 16일 다름슈타트전에서 실점 빌미를 2개나 제공한 끝에 혹평을 받았다. 연합뉴스
최근 김민재 대신 주전으로 나오고 있지만 세계적인 강팀들을 상대한 후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이어는 느린 스피드를 감추기 위해 뒤로 물러서는 수비를 선호한다.
이러한 유형의 수비는 압박이 강하고 빠른 템포로 공격하는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을 상대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마침 뮌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할 경우 두 팀 중 하나를 만난다. 다이어에게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분데스리가 최하위 다름슈타트를 상대로도 스피드에서 고전했던 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