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이 9일 경기도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엑스포츠뉴스 경기도 이천, 김지수 기자) "내가 봤던 김택연의 투구 모습 중에 최악이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10일 경기도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의 2024 신한 SOL BANK KBO 시범경기에 앞서 전날 국내 무대 첫 등판에 나섰던 슈퍼루키 김택연의 투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내가 봤던 김택연의 투구 중에서는 최악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전날은 김택연이 아무래도 한국에서 던지는 첫 경기였고 관중도 있었다. 긴장했다기보다는 낯설음을 느꼈을 것이다. 이천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도 처음이었고 김택연의 컨디션도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올해 호주 시드니,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신인 투수 중에는 유일하게 김택연을 데려갈 정도로 기대를 걸었다. 김택연은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신장 182cm, 체중 88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갖춘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다.
김택연은 지난해 인천고 3학년 재학 중 고교 무대 공식 대회에서 13경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의 성적을 기록했다. 최고구속 152km를 찍은 묵직한 직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또래 선수들을 압도했다.
두산 베어스 신인 투수 김택연이 9일 경기도 이천의 두산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
김택연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승엽 감독이 자신에게 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일본 연습경기 기간 4경기 4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보답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9일 시범경기 개막 전까지 김택연을 언급할 때면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직 어린 열아홉 신인 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김택연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으면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9일 키움과의 시범경기 개막전 투구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택연은 두산이 12-8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과는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일본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피칭은 아니었다.
김택연은 쌀쌀한 날씨 탓인지 직구 스피드가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됐다. 일본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평균 140km 후반대, 최고 152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이승엽 감독은 그럼에도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봤다. 어린 투수가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 낯선 환경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고 보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이 평소보다 공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이닝을 막으면서 공 16개만 던졌다"며 "컨디션이 나쁠 때도 이렇게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걸 느꼈다. 김택연에게는 계속 좋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의 잠재력과 현재 구위, 마운드 위에서의 싸움닭 기질, 침착한 멘탈 등 모든 면이 슈퍼스타로 성장할 자질이 넘친다고 보고 있다.
다만 김택연이 어린 투수인 만큼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프로 데뷔 시즌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일각에서는 당장 마무리 투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지만 이승엽 감독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이승엽 감독은 "전날 김택연이 9회에 등판한 건 정해진 순번대로 이뤄졌다. 스코어에 따라서 달라진 게 아니다"라며 정규리그 개막 보직 확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