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화제작으로 빵 뜬 스타. '대박 조짐'은 스타의 필모그래피를 따라가보며 언제부터 '뜰 조짐'이 보였는지, 인생작을 만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지나왔는지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대중들이 보는 눈은 정확했다. 마치 그의 행보를 예측이라도 한 듯 말이다.
솔로 여자 가수로서 '제 2의 아이유'라는 수식어는 생겨난지 오래. 그러나 데뷔 당시부터 '어둠의 아이유'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가져간 비비(BIBI)는 달랐다.
'제 2의 아이유'로 불리던 여타 솔로 신인 여가수와 다르게, '밤양갱'이라는 달디 단 노래로 실제 아이유를 꺾고 1위를 거머쥔 최초의 가수가 됐다.
그는 어떻게 '어둠의 아이유'라는 수식어와 동시에, 차트를 휩쓴 가수가 될 수 있었을까. 팬덤 중심의 음악시장이 된 현실 속, '솔로 여자 가수'로 살아남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말이다. 이 밖에도 또 '아이유'가 소환된다. 아이유의 전 연인 장기하가 작사, 작곡, 편곡을 모두 맡은 곡이 '밤양갱'이기 때문. 공동 작업자도 없다.
'어둠의 아이유', '장기하'가 만나 제대로 일을 냈다. 심지어 장기하는 자신의 곡을 다른 가수와 함께 부르거나, 작사만 해준적은 있어도, 직접 만든 노래를 다른 가수에게 준 적은 없다. 장기하가 '음지의 아이유'를 양지로 이끈 셈. 발매 직후인 13일부터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차트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상에서는 아이유가 부른 '밤양갱' AI 커버곡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이유가 절대 부를 수 없는 곡'이라면서 말이다.
이처럼 '밤양갱' 노래 하나로 여러 화제를 이끌고 다니는 비비.
아이유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면서도, 배우 김형서로서 올라운더 자질까지 갖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그의 수식어가 다시금 주목되는 이유다.
'밤양갱'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지만, 윤미래와 타이거 JK는 떡잎부터 남달랐던 비비를 단번에 알아봤다. 특히 윤미래, 타이거 JK 부부는 '음악으로 낳은 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의 소속사에서 활동 중이다.
비비는 지난 2017년 윤미래와 타이거 JK의 곡 ‘Ghood Family(굿패밀리)’ 피처링으로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풀 네임은 '네이키드 비비(Naked BiBi)'. 최근에는 풀 네임이 길어서 '비비'로 부르고 있다고 본인이 밝혔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본연의 발가벗은 모습, 솔직한 나를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라고.
1998년생으로 21살이 되던 해인 2018년 SBS 프로그램 '더 팬'에 출연, 카더가든과 결승 끝 준우승하며 얼굴을 알렸다. 여담으로 현재 해당 프로그램에서 부른 '편지'를 비롯한 모든 곡들이 재조명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이때부터 그의 파격적인 행보가 시작된다. 2019년 데뷔곡 '비누' 음반을 내면서부터 "저년 저거"라며 개성 넘치는 모습을 각인 시켰다.
이어 '자국',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합니다, '안녕히', '사랑의 묘약' 등의 싱글앨범을 발매, '나쁜X', '불륜'등의 노래가 속한 'Lowlife Princess: Noir' 정규앨범을 냈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로 마니아 팬층을 쌓았다.
앨범을 비롯해 개성강한 파격적인 스타일링도 주목받았고, 공연장에서는 콘돔을 뿌리는 퍼포먼스, 관객과 입맞춤을 하는 등의 거친 행보를 보여왔다. 19금 개그의 달인 신동엽마저 '마녀사냥' 프로그램 속 '매운 맛' 입담 비비를 떠올리며 "비비는 나보다 한참 동생인데도 누나 같은 느낌"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박진영의 'FEVER' 곡을 통해 매력적인 음색을 뽐내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21년에는 안방극장에도 얼굴을 비춘다. 넷플릭스 '모교'에 김서형 아역으로, 예능 '여고추리반'을 통해서 예능감까지 발휘한다.
가수로서의 행보도 놓치지 않는다. 2022년에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인 '아주, 천천히'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2023년. 디즈니 플러스 '최악의 악'으로 배우 김형서로서도 인지도를 쌓는데 성공했다. 이어 특별출연이 아닌 '주연'으로서 영화 '화란'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 화려한 스크린 데뷔를 이뤘다. 송중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칸영화제 공식 초청 쾌거를 이뤘다.
첫 싱글앨범을 낸 2019년을 기준으로 이제 데뷔 4주년을 맞이한 비비. 가수로서의 행보 뿐 아니라, 배우로서 활약도 매섭다.
'밤양갱'으로 포텐을 터뜨린 비비의 행보는 예측 불가능하다. '나쁜X'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콘돔을 뿌리고 관객과 입맞춤을 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그가, 지금은 '"내가 바란건 달디 단 밤양갱"뿐이라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어떡해"를 외치던 아이유가 "스킨십은 사양할게요 back off back off,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이라고 말하 듯 말이다.
지난 2022년 11월 비비는 '침착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처럼 말했다.
"다음 앨범부터는 완전 소녀소녀하게 나올 것 같아요. 지금 그렇게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약간 세고 이런 거였다면 이제 역행을 하는 거죠. 그게 궁금했어요.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람들이.
원래 점점 벗고, 점점 세지잖아요 콘셉트가. 근데 저는 반대로 갈 거예요. 세게 가다가 다시 '난 잘 몰라요'로 가면 어떻게 될까. 제가 실험해 보고 알려드릴게요."
비비의 실험은 성공적. 4년차 비비의 똑똑한 행보가 앞으로 어떤 포텐을 터뜨릴지 기대감이 더해지는 시점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필굿뮤직, 포토그래퍼 Henry Hwu,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