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서울 SK 나이츠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4강전에서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를 꺾고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SK는 8일 필리핀 세부의 훕스돔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3-2024시즌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준결승전에서 94-79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대회 결승에서 정관장에 져 준우승했던 SK는 결승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 등극을 노리게 됐다.
SK는 자밀 워니가 36점 1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3점슛 5개 포함해 20점을 기록한 오재현과 안영준(13점), 리온 윌리엄스(11점 12리바운드) 등도 제 몫을 했다. 정관장은 로버트 카터(21점)와 자밀 윌슨(14점), 렌즈 아반도, 최성원(이상 11점), 정효근(10점) 등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분투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정관장이 1쿼터 26-23의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정효근의 레이업 슛으로 득점 포문을 연 정관장은 자밀 윌슨과 박지훈, 최성원이 3점슛 4개를 합작하며 점수를 쌓았다. SK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몰아친 안영준을 중심으로 추격전을 펼쳤다.
정관장은 필리핀 팬들 앞에 선 아반도가 2쿼터 초반 3점슛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SK가 특유의 빠른 공격을 앞세워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1쿼터 4점에 묶였던 SK의 주포 워니는 2쿼터에만 11점을 올리며 득점 감각을 되찾았다. 2쿼터 리바운드 17개를 걷어낸 SK는 6개에 그친 정관장을 상대로 제공권 싸움에서도 우위를 가져가며 45-4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SK는 워니가 완전히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내·외곽을 두루 공략한 워니는 3쿼터에만 14점을 보탰다. 여기에 오재현이 3점포 2방을 꽂는 외곽 득점으로 공격에 힘을 실어줬다. 3쿼터가 끝났을 땐 67-58, SK가 9점 차로 앞서 있었다.
SK는 4쿼터 초반 오재현이 3점슛 2개를 연달아 터뜨리며 더욱 달아났다. 정관장은 박지훈과 아반도, 정효근 등의 득점을 바탕으로 막판까지 추격을 꾀했지만 점수 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SK 안영준은 87-75로 앞선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두고 정관장 윌슨의 공을 빼앗아 원핸드 덩크슛으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지바 제츠(일본), 뉴타이베이 킹스(대만) 4강전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정관장은 3위 결정전에서 유종의 미를 노린다.
경기 후 SK 전희철 감독은 "결승에 올라 매우 기쁘다. 전반전에 상대 슬로우 템포 공격에 우리 템포를 가져가지 못하면서 박빙 경기가 됐는데, 이후엔 페이스를 찾아갔다. 상대 외곽도 잘 봉쇄하면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지난해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던 SK는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전 감독은 "상대 팀에 대해 분석은 되어 있다"면서도 "상대에 맞춰서 경기를 하는 것 보다는 우리 장점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팀을 승리로 이끈 자밀 워니는 "감독님 말씀대로 슬로 템포에 고전했지만 우리 팀이 잘 풀었다. 정관장과는 워낙 많이 경기해 서로를 잘 알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외곽을 막은 게 잘 돼 승리를 이끈 거 같다"면서 "터리픽12 때부터 계속 2위만 했는데, 꼭 우승하고 싶다. 어느 팀이 올라올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반드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EASL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