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정관장이 GS칼텍스를 꺾고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다만 이소영의 발목 부상은 당분간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21, 25-19) 완승을 거두고 2008-2009시즌 이후 15년 만에 7연승을 달성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3위 정관장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0승14패, 승점 61점을 만들었다. 4위 GS칼텍스(18승16패・51점)와의 승점 차를 10점 차로 벌어졌고, 양 팀의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3~4위 팀의 승점이 3점 이내일 경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개최 가능성을 지웠다. 2016-2017시즌 이후 7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경기 전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상대 정관장에 대해 "정관장의 팀 컨디션이 너무 좋다. 정관장은 중계를 보다 보면 정말 질 것 같지 않더라"면서 "레프트나 센터, 패턴 등 모든 삼박자가 갖춰진 팀인데, 이제야 빛이 발하는 듯하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멤버 구성이 좋은데 합이 잘 이뤄지지 않아 잘 가다가 무너졌는데, 이제는 잘 맞는다"고 최근 정관장의 짜임새에 혀를 내둘렀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정관장 배구단도 그렇고, 내 감독 커리어에서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은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정관장 팬들이 홈, 어웨이 관계없이 많이 와주신다. 팬들이 없었으면 힘을 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고 감독은 "지금은 뭔가를 특별히 주문하는 것보다, 선수들 자체가 워낙 열정도 크다. 선수들이 준플레이오프는 없다, 오늘 무조건 확정짓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나는 박수만 치고 있으면 될 것 같다"고 웃기도 했다.
질 것 같지 않다는 차 감독의 말에는 "전력상도 그렇고, 멘탈적인 부분도 그렇다. 작전타임 때도 옆에서 하도 얘기를 해 '나 먼저 얘기할게' 그렇게 멘트할 정도다. 그 정도로 선수들이 의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 부분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한다"고 짚었다.
고희진 감독의 말대로 이날도 정관장은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넘치는 열정으로 GS칼텍스를 눌렀다. 1세트부터 상대 범실과 지아의 오픈 공격, 블로킹으로 4-1 리드를 잡고 시작한 정관장은 GS칼텍스를 8점으로 묶고 메가의 연속 득점, 지아의 공격과 정호영의 블로킹으로 17-8, 9점 차까지 달아났다. 이후 박은진의 블로킹과 김세인의 서브 득점으로 점수는 21-10, 11점 차. 정관장은 여유있게 1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2세트 시작부터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정관장이 2-1로 앞선 상황, 이소영이 블로킹 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꺾이며 발목을 다쳤다. 한참을 쓰려져 고통을 호소하던 이소영은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다. 이후 이소영은 병원으로 이동하지 않고 아이싱 치료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정관장은 침착하게 점수를 쌓으며 GS칼텍스를 따돌리고 2세트를 챙겼다.
3세트도 정관장의 몫이었다. GS칼텍스가 5-9로 끌려가다 실바의 백어택과 강소휘의 퀵오픈, 오세연의 서브 득점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정관장이 리드를 내주지는 않았다. 17-15에서 메가와 지아의 백어택, 상대 범실로 20점 고지를 밟은 정관장은 이후 24-19 매치포인트를 잡았고, 메가의 서브 득점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정관장은 지아가 22점, 메가가 19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정호영은 블로킹 5개 포함 9득점, 박은진은 블로킹 2개 포함 6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GS칼텍스는 실바 20점을 기록하며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으로 분투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은 "확실히 정관장이 분위기를 탄 것 같다. 양 쪽에서 용병 두 명이서 공격하는 힘이 확실히 좋다. 블로킹을 안 붙는 것도 아니고, 붙는데도 상관없이 힘으로 때리는 느낌이었다. 힘에서 밀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차 감독은 "범실도 그렇고 힘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순가이 있는데, 조금은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다. 한 쪽에서 밸런스가 흔들리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다 흔들렸다. 우리의 흐름이 확실히 떨어졌고, 하면서도 이기기 힘들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편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 지은 고희진 감독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나, 우리가 입밖으로 말은 못했지만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게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꼭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싶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대단한 투지가 있었다. 선수들이 칭찬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정관장은 이소영이 부상을 당한 흔들릴 법한 상황에서도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는데, 고희진 감독은 "(박)혜민이가 처음에는 긴장한 표정이었는데, 혜선이도 워낙 리드를 잘했고 지아도 처리를 잘했다. 호영이, 은진이도 블로킹을 잘했다.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지, 무슨 역할인지 말 안 해도 착착 된다. 아무 문제 없이 끝낸 것도 포스트시즌에 엄청난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소영에 상태에 대해서는 "내일이든 모레든 병원에 가서 발목을 봐야 한다. 지금은 속단할 수 없다. 지금은 부기가 있는 상태가 MRI 촬영도 의미가 없다. 내가 발목 때문에 은퇴해 누구보다 잘 한다"고 쓴웃음을 지은 뒤 "그나마 밟힌 게 아니고 두 발로 떨어져 일말의 희망을 갖고 있다.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KOVO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