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수원 삼성 '미운 오리' 뮬리치가 백조로 거듭 나 날갯짓을 준비한다. 수원 창단 후 첫 2부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기대감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세르비아 출신 뮬리치는 지난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충남아산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라운드에서 전반전에만 멀티골을 뽑아내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은 전반전 막바지 수비수 조윤성이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뮬리치의 골에 힘입어 리드를 지키며 K리그2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겼다.
개막전부터 염기훈 감독 선택을 받아 선발 출전한 뮬리치는 전반 22분 이상민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 먼 거리에서 직접 골문을 노리는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염 감독은 경기 전부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려면 득점이 필요하다며 동계 전지훈련간 몸이 좋았던 뮬리치를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염 감독의 말처럼 뮬리치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아 보였고, 멀티골로 자신의 경기력이 물 올랐다는 걸 증명했다. 염 감독의 능력까지 돋보이게 한 멀티골이었다.
득점 외에도 뮬리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큰 키를 활용한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측면 선수들에게 공을 연결하고, 키에 비해 빠른 속도로 상대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뮬리치는 경기가 끝난 뒤 K리그2가 K리그1에 비해 더 거칠다고 평가했으나, 새로 경험한 리그에도 곧잘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기존 뮬리치의 장점으로 여겨지던 부분들이 이날 경기에서 모두 나왔다.
염 감독도 뮬리치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뮬리치의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뮬리치가 터져야 올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다. 연습처럼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 결정 지어야 할 때 해준 점에 고맙게 생각하고, 본인도 잘 준비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뮬리치를 칭찬했다.
수원 입장에서 뮬리치의 활약은 반갑기만 하다.
뮬리치는 지난 시즌 수원에서 22경기에 출전했지만 4골을 득점하는 데 그치며 팀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1월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한 오현규 대체자로 수원에 왔지만 부상, 부진 등이 겹쳤다. 매번 최전방 공격수의 골 결정력 부족 탓에 고개를 떨군 수원이어서 뮬리치 부진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이번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좋은 활약과 함께 멀티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수원의 '미운 오리'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수원의 창'이 될 수 있는 뮬리치다. 염 감독이 공격적인 축구로 승격에 도전하겠다고 천명한만큼 공격수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뮬리치의 활약 역시 수원의 승격 도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뮬리치는 개막전의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뮬리치도 경기 후 "개인적으로 두 골을 넣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작년보다 컨디션이 좋다. 올해 끝까지 지금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며 개막전 활약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의 다음 상대는 또 다른 '우승 후보' 서울 이랜드 FC다. 충남아산과 달리 서울 이랜드는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수원과 함께 최상급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막전에서 지난시즌 아쉽게 승격하지 못한 부산 아이파크를 3-0으로 완파하면서 창단 10년 만에 승격 기대감을 높였다.
뮬리치가 서울 이랜드 원정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시즌에는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