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효반 기자) 배우 권유리가 첫 단독 주연 영화 '돌핀' 촬영 소감을 밝혔다.
4일 오후 권유리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돌핀'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돌핀'은 지역신문 기자이자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나영'이 갑작스러운 엄마의 재혼과 동생의 독립 선언으로 혼란을 겪는 중 우연히 즐거움을 발견,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내용을 담았다.
제목 '돌핀'은 볼링공이 레인을 벗어나 도랑(홈통=거터)에 빠졌지만,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툭 튀어 올라 남은 볼링 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비록 점수 처리는 안 되지만 작은 기적처럼 찾아온 뜻밖의 행운을 의미하며, 등장인물 '미숙'이 만들어낸 말이다.
권유리는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나영'으로 첫 단독 주연을 맡았다.
나영은 홀로서기를 두려워하고, 변화하는 환경 속 집에 강한 애착을 보이며 삶의 중심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이다.
인간 권유리 역시 변화를 즐기기보다는 나영처럼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라고.
"변화가 마냥 설레는 줄만 알았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그런데 '나영이라는 캐릭터에 왜 애정이 가지?' 생각해 보니 저도 보이지 않는 곳에 그런 고민이 나영이와 아주 밀접하게 있더라. 새로운 것에 대한 변화가 되게 서툴고, 두려움이 많다. 어떤 한 곳에 머무는 걸 너무 좋아하고, 한곳에 머물렀을 때의 그 안정감과 안도감을 원하는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권유리는 본인이 "하나 하면 안정적으로 한곳에 머물러있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그런데 사람이 늘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도전해야 해낼 수 있고, 그런 것에 대한 소망이나 바람도 있다. 저도 무언가를 시도했을 때 많이 두렵고 나영이처럼 투박한 면이 있다. 서툰 면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성향은 그가 소녀시대로서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권유리는 소녀시대로 활동한 10대와 20대를 거쳐, 30대에는 개인으로서 삶의 2막을 맞았음에도 여전히 소녀시대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고, 그룹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중이다.
그는 "원래 내가 지키고자 하는 것, 나의 것으로 생각해서 나영이도 집이라는 것을 애착 또는 어느 순간 집착하기까지 했다고 해석했는데 저는 그게 소녀시대였던 것 같다"며 "나영이도 영화 속에서 성장하고 발전하기는 했으나 그 집을 떠나서 도시에 가서 살지는 않지 않나. 그러나 내적으로는 충분히 성장했다. 그런 것처럼 저도 소녀시대에 대한 애정을 지키고자 한다. 또 다른 권유리로서의 제2막을 열면서 하나씩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고, 그 균형감을 찾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다른 권유리로서 삶의 2막을 맞았다고 해도, 여전히 삶의 중심은 팬들의 사랑과 이를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
권유리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내게 갖고 있는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 나를 잘 잡아주고 있다. 중심이라는 게 어쨌든 나를 지켜주는 것 아닌가.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아껴주는 팬들에게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 않고,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가장 '권유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소녀시대의 활동기보다는 천천히, 그러면서도 철저히 본인만의 세상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본인이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삶의 속도를 조정해 가는 것.
권유리는 "'어떻게 나의 10대와 20대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아직도 너무 신기하다. 보통의 3배속 정도로 살았던 것 같다"면서도 개인으로서는 그 빠르기를 잘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30대의 권유리는 빠르게 살아가는 대신 천천히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관찰하고, '내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지' 고민하며 본인을 알아가는 중이다.
그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번 '돌핀' 주연으로서도 나의 생각한 바를 표현해야 하고, 이야기해야 하고, 소통하는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에 무게를 느끼면서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돌핀'은 오는 13일 개봉된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마노엔터테인먼트
이효반 기자 khalf07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