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현대 주장 김진수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이제 알았다며 울산HD와의 '현대가 더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진수는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개막전 이후 전북의 다음 클럽월드컵 출전 가능성에 대해 뒤늦게 인지해 새로운 동기 부여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나 다가오는 5일 울산과의 1차전에서 이기면 클럽월드컵 진출이 확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클럽월드컵을 나가요? 그것도 처음 알았다"라며 "좋은 대회, 높은 위치에서 울산을 만났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오늘 경기도 저희가 원하는 대로 지배하면서 경기했는데 득점이 되지 않아 득점력이 괜찮다면 울산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과 달라진 클럽월드컵 시스템에 대해 들은 김진수는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하다. 나간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이 이기면 4강에 갈 수 있으니 여러 가지로 (울산을) 이겨야 하는 이유들이 많은 것 같다"라며 울산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전북은 오는 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HD와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16강에서 만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1, 2차전 합계 3-1로 승리하면서 8강에 진출했다. 울산은 반포레 고후(일본)를 만나 1, 2차전 합계 5-1로 크게 이기며 8강에 진출해 전북과 만났다.
'현대가 더비'로 치러지는 이번 8강에 전북은 또다른 동기부여가 있다. 바로 2025년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 때문이다.
2025년 이전까지 FIFA는 클럽월드컵을 기존 각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클럽 등 7팀 체제로 치렀다.
당초 2021년 아랍에미리트 대회 당시 목표로 했던 24개 팀 체제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실패했지만, 잔니 인판티노 회장은 클럽월드컵의 외연 확장을 밀어붙였고 2025년 대회부터 32개 팀 체제로 개편된다.
AFC는 4장의 출전권을 얻었다. 2021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2시즌 우승팀 우라와 레즈(일본)가 두 장의 출전권을 확보한 가운데 남은 두 장은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과 지난 4년간(2021~2024) AFC 클럽 랭킹 1위 팀이 출전권을 받는다.
FIFA는 각 대륙의 최상위 대항전 조별리그부터 경기별 포인트를 산정했다. 승리 시 3점, 무승부 시 1점을 부여했고 다음 라운드 진출 시 추가로 3점을 부여한다. 이미 클럽 계수를 따로 산정해 온 유럽축구연맹(UEFA)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대륙 연맹은 이를 따른다.
현재 AFC 클럽 랭킹 1위는 이미 클럽월드컵 진출이 확정된 알 힐랄(106점=대회 점수 39+경기 점수 67)이다. 2위가 전북(79점=대회 점수 30+경기 점수 49), 3위는 울산(71점=대회 점수 24+경기 점수 47)이다.
4위는 이번 대회에서 탈락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64점=대회 점수 15+경기 점수 49), 5위는 8강에 진출한 알 나스르(사우디, 58점=대회 점수 21+경기 점수 37)다. 이번 대회에서 알 나스르가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점수는 현재 전북의 점수인 79점이다.
전북은 울산과의 두 경기 중 무승부 한 번만 거둬도 사실상 안정적으로 클럽월드컵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알 나스르가 이번 대회를 우승한다면 챔피언 자격으로 클럽월드컵에 나가 현재 전북이 최고 랭킹 팀으로 진출권을 얻는다. 알 나스르가 1패만 해도 현재 전북의 점수(79점)와 동률이다. 전북은 여기에 무승부 한 번으로 80점을 만들면 알 나스르에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전북이 만약 울산에게 져 8강에서 탈락해도 울산이 결승 진출 실패히면 미국행이 확정된다. 전북에게는 여러모로 경우의 수가 유리하다.
울산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울산은 전북과의 8강에서 2승을 챙기거나 1승 1패로 4강 진출 후 1승을 챙기면 전북을 제치고 최고 랭킹으로 진출권을 얻을 수 있다. 앞선 결과와 상관없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더욱 확실히 울산이 랭킹에서 전북을 앞서 진출권을 가져올 수 있다. 다만 울산은 더 좋은 결과로 더 높은 단계에 올라가야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보다 불리하다.
이번 클럽 월드컵은 대회 규모가 늘어난 만큼 상금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축구 매체 원풋볼 영국판에 따르면, 대회 참가만 해도 최소 5000만유로(약 723억원)를 보장받는다. 미국 이동 비용만으로 32개 팀은 최초로 FIFA에 총 20억 유로(약 2조 8953억원)의 지원을 받는다. 경기 결과에 따라 상금은 추가 되며 대회 우승 상금은 약 1억 유로(약 1447억원) 규모다.
한 해 약 300~400억원 규모로 구단을 운영하는 전북이나 울산에게는 클럽월드컵 출전이 구단 운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대회에 출전해 한 경기라도 이긴다면 7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K리그 차원에선 상상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에 출전하는 셈이다.
한편 클럽월드컵 본선은 오는 2025년 6월 16일부터 7월 14일까지 미국에서 열린다. 4개 팀씩 8조로 구성돼 조별리그를 진행하며 각 조 상위 2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16강부터는 단판 승부로 진행되며 3~4위전은 없다.
전북은 2006년과 2016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다. K리그팀 사상 최초로 대회에 출전한 전북은 당시 5위를 차지했고 10년 뒤인 2016년 대회 역시 5위에 머물렀다. 각 대회 모두 1승 씩 거뒀다.
울산은 2012년과 2020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클럽월드컵에 나섰지만,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모두 6위에 머물렀다. 클럽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은 2009년 포항으로 3위에 올랐다. 2010년 성남은 준결승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패한 뒤, 3~4위전에서도 인테르나시오나우(브라질)에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AFC, FIFA 홈페이지 캡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