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03 08:13 / 기사수정 2011.08.03 08:14
[E매거진] 잔잔하고 깊은 여운, 아이들을 위해 극장을 찾은 어른들의 마음마저 함께 울리는 아름다운 가족 애니메이션 영화.
스크린 위에 펼쳐진 이미지가 실사가 아닌 작화일 뿐 어른들도 공감할 진지한 물음들을 던진다.
미국과 한국의 블록버스터 대결 속, 그들과 비교하기엔 부족한 개봉관과 적은 상영 횟수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주말 약 33만 관객을 동원, 흥행성적 5위를 기록했다. 함께 개봉한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애니메이션 ‘리오’라는 또 다른 복병을 제치고 이룬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기분 좋은 출발은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부재라는 큰 숙제를 풀었다.
스크린 위를 수놓은 아름다운 그림들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영화 속에 녹여내기 위해 전국의 명소를 찾아다닌 제작진들의 노력이 해외의 영화들과 구분될 수 있는 좋은 결실을 맺었다.
폭력의 수위를 높여 연출할 수 있을 장면들에서 느껴지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 아름다운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옮겼던 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영화 곳곳에 묻어난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풀어야 할 숙제들 또한 남기고 있다.
스토리의 부재가 아닌 스토리 전개에 대한 아쉬움, 극적인 장면들의 몰아침에 미국,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그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전문 성우들의 영역을 넘어야 할 배우들의 벽 또한 아직 높게 느껴진다.
오랜 시간,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틈을 좀처럼 파고들지 못한 채 어두웠던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한 줄기 빛으로, 그 희망과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상대적인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마당을 뛰쳐나온 양계장 암탉, 그녀의 날갯짓.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에겐 아름다움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과 가능성이 되길 기원한다.
[글] 황하민 (엑스포츠뉴스 칼럼니스트 · 영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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