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선수단한테 마음이 떠난 걸까.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더 이상 선수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뮌헨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RB라이프치히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3라운드 홈경기에서 해리 케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신승을 거뒀다.
라이프치히전은 투헬 감독이 사임이 결정된 후 뮌헨이 치른 첫 경기였다. 뮌헨은 2023-24시즌이 끝나면 새 사령탑을 선임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에 팀 지휘봉을 잡은 투헬 감독은 뮌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었으나, 구단과 상호 합의 끝에 올시즌까지만 뮌헨 사령탑 자리를 맡고 2024년 6월 30일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뮌헨은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당초 2025년 6월 30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토마스 투헬 감독과의 계약 관계를 2024년 6월 30일에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이고 좋은 대화를 통해 우린 오는 여름에 계약을 상호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4-25시즌 새로운 코치와 함께 스포츠 재정비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까지 클럽의 모든 일원들은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고 있다"라며 "난 또한 팀한테도 책임을 묻는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라치오한테 0-1로 패했지만 관중석이 가득 찬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릴 2차전 때 우리가 8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투헬 감독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번 시즌 이후로 협업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며 "그때까지 나와 코칭스태프는 최대한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투헬 감독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 이유엔 이번 시즌 성적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 먼저 리그 개막 전에 치르는 독일축구리그(DFL)-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한테 0-3으로 완패해 트로피를 드는 데 실패한 후 올시즌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에선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한테 지면서 조기 탈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SS라치오와의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해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라치오전 전후로 리그에서 레버쿠젠(0-3)과 보훔(2-3)한테 연달아 패해 레버쿠젠과의 승점 차가 8점으로 벌어져 분데스리가 12년 연속 우승이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또 일각에선 투헬 감독이 일부 선수들과 불화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뮌헨 선수들 중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마테이스 더리흐트, 마티스 텔, 세르주 그나브리가 투헬 감독한테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성적 부진과 선수단과의 갈등으로 인해 투헬 감독은 결국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다만 시즌 도중 경질이 아니라 2023-24시즌까지 다 마친 후 팀을 떠나기로 합의했다.
투헬 감독이 떠나는 게 확정된 후 치른 첫 경기에서 뮌헨은 월드 클래스 공격수 케인이 리그 27, 28호골을 연달아 터트리면서 2-1 승리를 거둬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뮌헨 핵심 센터백 김민재는 체력 관리 차원에서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 36분 교체 투입됐다.
한편, 경기가 끝난 후 투헬 감독의 한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투헬 감독은 'ESPN' 소속 아치 린드-터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는 어땠는가?"라며 사임을 결정한 후 느꼈던 감정 등을 질문 받았다.
이때 투헬 감독은 "결정을 내린 후 차를 오랫동안 운전하면서 나 스스로 '이게 왜 무언가를 바꿀까?'라고 생각했다"라며 "만약 선수들이 화를 내더라고, 여름부터는 더 이상 내 문제가 아니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팬들은 투헬 감독이 뮌헨 구단이나 선수들한테 크게 실망해 마음이 떠난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난다고 하지만 현재 뮌헨 사령탑은 투헬 감독이기에 선수들한테 관심을 쏟지 않는 건 너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