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로 돌아온 수비수 윤영선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성남FC의 출정식에서 팬들을 만났다. 윤영선이 입장하는 모습. 사진 성남FC
(엑스포츠뉴스 성남, 김환 기자) 윤영선의 마음 한 편에는 언제나 성남FC의 이름이 있었다. 약 6년 만에 돌아온 윤영선은 팬들의 환대에 감사함을 전하며 올해 승격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성남FC는 16일 윤영선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윤영선은 계약이 만료된 뒤 FA(자유계약) 신분이 된 상태였다. 윤영선은 2018년 성남을 떠난 지 약 6년 만에 성남으로 돌아왔다.
장군을 뜻하는 '제너럴'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윤영선은 2010년 당시 성남 일화 천마였던 성남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윤영선은 2018년까지 성남에서 뛰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를 차지하며 성남의 황금기를 함께 했다.
국가대표팀 경력 덕에 K리그를 잘 모르는 축구팬들에게도 이름이 알려진 선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윤영선은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전해 '카잔의 기적' 일원으로 이름을 남겼다.
전도유망했던 젊은 센터백 윤영선이 선수 황혼기인 35세가 되어 성남에 돌아왔다. 성남 팬들은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윤영선을 17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성남의 2024시즌 출정식 행사에 앞서 만났다.
윤영선은 "다시 성남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하다. 구단 대표님부터 감독님, 또 여러 방면으로 성남에 돌아올 수 있게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복귀 소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2018년 성남을 떠난 이후 울산 현대(현 울산HD), FC서울, 수원FC, 전북을 거치며 다양한 팀에서 생활을 했지만, 윤영선의 마음 한 편에는 언제나 성남이 있었다. 프로 데뷔한 팀이자 전성기를 보낸 팀이었던 성남은 윤영선에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았다.
윤영선은 "성남 쪽에서 연락이 먼저 온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내 마지막을 성남에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에이전트에게 이 이야기를 계속 했다"라며 자신의 커리어 막바지에 성남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FC로 돌아온 수비수 윤영선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성남FC의 출정식에서 팬들을 만났다. 행사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윤영선. 사진 김환 기자
윤영선과 인터뷰를 하기 전 밖에서 성남 팬들이 윤영선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윤영선은 "너무 감사하다. 이 정도로 환영을 받을 줄은 몰랐다. 구단 SNS를 통해 팬들의 반응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현장에서 격렬하게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확실히 옛날 성남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은 것 같다. 올드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며 "나 또한 선수로서 아직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나도 노력해서 경기장에서 팬들을 뵙고, 목표로 하는 승격을 위해 준비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윤영선이 떠나 있는 동안 성남은 많이 바뀌었다. 구단주와 대표이사부터 시작해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 선수단 대다수가 달라졌다. 성남의 클럽하우스(성남축구센터)가 생긴 덕에 출근길도 탄천에서 정자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018년까지 성남FC에서 뛰었던 윤영선이 약 6년 만에 성남으로 돌아왔다. 2018년 미디어데이 당시 성남 소속이었던 윤영선.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윤영선은 "숙소부터 시작해 출근길까지 모든 게 바뀌었다. 적응이 잘 안 된다. 전에 성남에서 뛸 때 함께 있었던 선수도 (조)성욱이를 제외하면 없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변화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팀에 맞추는 수밖에 없다"라며 웃었다.
6년 만에 돌아온 성남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따지고 보면 복귀지만, 윤영선은 성남의 새로운 선수나 다름없다. 이제는 윤영선이 성남에 적응할 차례다.
적응하기 위해 선수들과 가까워지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윤영선은 "몇 명 아는 선수들이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선수들은 내게 쉽게 다가오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먼저 다다가서 선수들이 나를 편하게 느끼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라며 젊은 선수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영선이 언급한 선수들은 경쟁 대상이기도 하다. 성남 출신, 경험 많은 베테랑이라도 경쟁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윤영선 역시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최고참 선수 입장에서 경기 외적으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드러냈다.
성남FC로 돌아온 수비수 윤영선이 17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청에서 진행된 성남FC의 출정식에서 팬들을 만났다. 행사에 앞서 팬 서비스를 하는 윤영선. 사진 성남FC
승격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윤영선은 "어느 팀에 가든지 경쟁은 있는 거다"면서도 "누가 뛰고 안 뛰고를 떠나 승격만 할 수 있다면 나도 고참으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는 그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지낼 생각이다"라고 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지 물어봤다. 윤영선은 "아픈 곳도 없고, 지난 시즌 전북의 B팀에서 경기를 거의 다 뛰었기 때문에 몸 상태를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다. 다만 시즌이 끝나고 (FA 신분이 되어) 공백기가 길었는데, 그 부분이 염려된다. 어제 합류했으니 천천히 몸을 만들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윤영선은 선수단 중 마지막에 행사장에 입장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성남에서 팬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한 배려였다.
성남 팬들은 윤영선의 이름이 호명되자 더욱 큰 목소리로 윤영선 콜을 외쳤다. 윤영선이 과거 착용했던 유니폼을 들고 온 팬들도 보였다. 성남 팬들에게 윤영선이 어떤 선수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사진=성남FC, 김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