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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같은 선수들, 다 잘됐으면"…윤정우 육성팀장, KT 뿌리를 다듬는다 [익산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15 07:45

KT 위즈 육성팀 윤정우 팀장. KT 위즈 제공
KT 위즈 육성팀 윤정우 팀장. KT 위즈 제공


(엑스포츠뉴스 익산, 최원영 기자) '선수들을 위해.'

새싹이 꽃을 피울 때까지 물을 주고 애정을 쏟는다. KT 위즈의 뿌리를 단단히 만들기 위해 애쓴다. KT 퓨처스(2군)팀의 스프링캠프지인 전북 익산시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만난 KT 육성팀 윤정우 팀장은 "선수들이 잘될 때, 가장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윤 팀장은 선수 출신이다. 은퇴 후 잠시 코치 생활을 하다 2013년 KT 창단과 동시에 스카우트팀에 입사했다. 약 4년간 스카우트로 활동하다 1군 매니저로 변신했고 전력분석팀, 육성팀, 데이터팀을 거쳤다. 지난해 5월 육성팀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퓨처스팀에선 나 포함 3명이 육성팀으로 일하고 있다. 전력분석 등 데이터를 다루며 선수들의 훈련이나 행정 업무도 지원한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고 밝혔다.

선수들을 볼 때 가장 먼저 메커니즘을 관찰한다. 윤 팀장은 "타자의 스윙, 투수의 투구 폼 등을 보며 원활히 이뤄지는지 확인한다. 이후 우리가 입혀 줘야 할 것들을 떠올린다"며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객관적 자료인 데이터를 참고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선수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데이터전략팀에서 2년가량 근무한 경험을 살리고 있다. 윤 팀장은 "1군 선수들은 데이터가 일관성 있게 나온다. 반면 퓨처스 선수들은 변화가 굉장히 심하다. 그런 부분들을 유심히 살펴 선수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수치가 요동친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고 각 파트 코치님들과 다듬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향한 애정이 무척 크다. 윤 팀장은 "이번 신인들 부모님의 나이대가 나하고 비슷하더라. 선수들이 다 내 아들 같다"며 "어떻게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해결해 주려 한다. 야구장에 나오는 게 즐겁고 편해야 훈련에 몰입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점도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KT 위즈 육성팀 윤정우 팀장. KT 위즈 제공
KT 위즈 육성팀 윤정우 팀장. KT 위즈 제공


퓨처스팀 선수가 1군으로 콜업되면 눈을 떼지 못한다. 그날 저녁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들이 삼삼오오 모여 1군 경기를 시청한다. 윤 팀장은 "부름을 받고 올라간 선수가 잘하길 응원하게 된다. '경기 감각 물올랐을 때 출전하면 좋을 텐데', '준비한 것들을 꼭 보여줘야 하는데'라는 마음에 애가 닳는다"며 "1군 선수들과 상대해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한 경기에라도 더 나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1군에 합류한 선수가 잘하면 나도 온종일 기분이 좋다. 고생해서 올라간 보람이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 속으로 힘껏 축하해준다"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선수가 몇 명 있다. 투수 이상동과 주권이다. 2019년 입단한 이상동은 매년 대부분의 시간을 퓨처스팀에서 보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4월 복귀해 1군에서 입지를 넓혔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승선하며 차기 필승조로 눈도장을 찍었다.

윤 팀장은 "(이)상동이는 군 생활을 하면서도 몸을 정말 잘 만들어왔다.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돌아오자마자 바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중간계투진에 (김)민수 등 부상자가 있을 때 상동이가 도움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주권은 2015년 신생팀 우선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윤 팀장은 스카우트팀 소속이었다. 그는 "(주)권이는 고등학생 때 무척 내성적이었다. 다른 사람과 눈도 잘 못 마주치곤 했다"며 "권이가 팀에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이제는 밝은 모습으로 생활한다. 애착이 가는 선수다"고 돌아봤다. 주권은 금세 주전으로 성장했다.

윤 팀장은 "신인 중 프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그런 선수가 보이면 빨리 녹아들 수 있게끔 돕는 게 무척 중요하다. 매년 그런 선수가 있는지 유심히 찾아본다"며 "계속 말을 걸고 안부를 물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낸다. 선수들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다 보면 괜찮아지더라"고 말을 이었다.

왼쪽부터 육성팀 강형모 매니저, 윤정우 팀장, 임영준 매니저. KT 위즈 제공
왼쪽부터 육성팀 강형모 매니저, 윤정우 팀장, 임영준 매니저. KT 위즈 제공


퓨처스팀에 몸담고 있는 내야수 윤준혁은 "팀장님께서 어떻게든 나를 도와주시려 하는 게 느껴진다. 항상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 주신다"며 "올해 3루수에서 유격수로 포지션을 바꾸게 됐는데, 팀장님께서 추천해 주신 것이다. 구단에도 직접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귀띔했다.

윤 팀장이 퓨처스팀에서 눈여겨보는 선수들도 있다. 그는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눈에 띈다. 투수 2명, 야수 1~2명 정도는 1군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며 "특히 투수 쪽에서 우리가 선보이고 싶은 선수가 있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퓨처스팀 역시 새 시즌 목표를 세웠다. 윤 팀장은 "퓨처스리그에서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 최소 2위까지 노리며 자주 승리했으면 한다. 선수들에게 이기는 습관을 심어주고 싶다"며 "선수 육성과 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 좋을 것 같다.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잘 유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윤 팀장은 "1군은 팬이 있기에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이곳에선 선수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1군에 올라가고 성과를 냈을 때 우리도 더 빛날 수 있다"며 "항상 책임감을 갖고 일한다. 선수들이 무조건 잘될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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