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박태환에 이어 13년 만에 한국 수영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긴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23·강원도청)이 두 번째 개인 종목인 남자 자유형 800m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13일(한국시간) "오늘 자유형 800m에 김우민 선수가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며 "김우민 선수가 자유형 400m에서 힘을 많이 쏟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다. (15일)남자 계영 800m에 집중하기 위해서 코치진과 상의 아래 자유형 800m엔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우민은 이날 오후 5시에 예정된 남자 자유형 800m 예선에 출전한 뒤 상위 8명 안에 들면 14일 오전 1시에 벌어지는 같은 종목 결승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는 지난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도 예선에서 7분47초69을 기록하며 박태환이 갖고 있던 남자 자유형 800m 한국기록을 깨트리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어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종목 우승과 함께 3관왕에 올랐다. 그는 계영 800m 우승에 이어 자유형 400m와 자유형 800m까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자유형 800m에서 7분46초03으로 한국기록을 한 번 더 갈아치웠다. 자유형 800m에서도 경쟁력을 계속 갖춰나간 것이다.
김우민은 내친 김에 이번 도하 대회에선 결승 진출이란 목표를 갖고 훈련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5개월 전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국 선택과 집중을 위해 자유형 800m는 쉬기로 했다.
김우민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 상당수가 파리 올림픽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이번 세계선수권에선 테이퍼링(메이저대회를 앞두고 운동과 휴식으로 병행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일)을 완벽히 하지 않고 나왔다. 그러다보니 여러 종목을 하기가 쉽지 않다.
김우민의 경우, 체력 소모가 심한 남자 자유형 400m와 800m 예선과 결승에 모두 나서고, 계영 800m 예선과 결승에도 참가해 200m를 헤엄칠 예정이었다. 스케줄이 다소 무리하다는 의견 아래 김우민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단거리 강자 판 잔러도 지난 12일 남자 계영 400m에서 첫 영자로 나서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으나 이튿 날 남자 자유형 200m에선 예선에서 형편 없는 기록으로 예선탈락했다. 물에 뛰어들긴 했으나 남자 자유형 200m를 과감히 포기하고 이후 열리는 남자 자유형 100m와 50m, 남자 혼계영 400m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앞서 김우민은 12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첫 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71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우승했다.
남자 자유형 400m에선 디펜딩 챔피언 새무얼 쇼트를 빼고는 세계적인 강자들이 올림픽 5개월 전임에도 대거 참가했으나 김우민이 이들의 콧대를 꺾고 태극기를 맨 위에 게양했다.
지난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한국 수영의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우민은 계영 800m를 통해 멀티 메달리스트를 노린다.
한편, 한국은 이날 김우민 불참 외에도 예선에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평영 강자 최동열(24·강원도청)은 실격 판정을 받아 남자 평영 50m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남자 평영 50m 예선 5조 경기에 출전해 27초01, 조 4위로 레이스를 마쳤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 판정이 나왔다.
대한수영연맹은 "결승점 앞에서 '평영 킥'이 아닌 '접영 킥'을 하면서 들어와 실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7초01의 기록이 인정됐다면 60명 중 9위로 상위 16명에게 주는 준결승행 티켓을 받을 수 있었지만, 최동열의 이름 옆에는 실격을 의미하는 DSQ가 붙었다.
최동열은 지난해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계영을 포함해 메달 4개(은1·동3)를 따냈다. 당시 개인 종목 평영 100m(59초28)와 50m(26초93)에서는 한국 기록을 세우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 종목 평영 100m와 50m에 출전했는데, 100m에서는 준결승에 진출해 11위(59초74)에 올랐고, 이날 50m는 예선에서 실격당했다.
2024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일정을 마친 최동열은 단체전인 계영 종목 출전을 준비한다.
허연경(18·대전광역시시설관리공단)은 여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2분00초78로, 50명 중 26위를 해 준결승 무대에 서지 못했다.
남자 접영 200m 예선에 출전한 박정훈(22·대전광역시체육회)은 1분58초29, 19위로 아쉽게 예선 탈락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