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짧은 설 연휴, 다채롭지 못한 콘텐츠에 영화·OTT 콘텐츠가 외면받았다.
6일 이상의 긴 연휴였던 지난 추석과 달리 나흘간의 짧은 연휴라서일까, 관객의 마음을 겨냥한 작품이 없었던 것일까. 설 연휴 영화계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킨 것은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웡카'(감독 폴 킹)였다. 누적관객수 181만을 기록하며, 200만 고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 뒤는 지난달 24일 개봉한 '시민덕희'(감독 박영주)가 이었다. 누적관객수 148만 명으로 입소문을 통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정조준하며 7일 개봉한 '도그데이즈', '데드맨', '소풍'은 각각 누적 관객 26만, 19만, 17만 명에 그쳤다. 다만 '소풍'은 독립영화로 약 25만 명인 손익분기점은 넘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당초 짧은 연휴로 인해 작년과 달리 대작의 개봉이 없었다. 지난 설과 추석의 텐트폴 영화가 손익분기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한 결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OTT에서도 설을 겨냥한 신규 콘텐츠는 비교적 적었다.
지난 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탄탄한 원작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기 급상승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7화에 출연한 악역 형정국 회장의 외형과 주변 설정이 정치인을 연상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넷플릭스 측은 특정인과 상관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시리즈 속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한 에피소드에서 범죄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점, 그 외에도 불필요한 노출이 많은 점 등이 문제점으로 꼽히며 시청자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디즈니+의 경우 설 연휴를 겨냥한 신작은 영화 '썬코스트' 뿐이었으며 국내작품은 없다. 다만, 연휴 전 마지막 에피소드를 공개한 '킬러들의 쇼핑몰'이 연휴 내 정주행 열풍에 합류, 디즈니+ 국내 시청 1위 (플릭스패트롤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9일 4회를 동시 공개한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는 기존 '크라임씬' 시리즈 마니아들과 높아진 퀄리티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개한 리턴즈는 물론, 앞선 시즌까지 티빙 순위에 오르며 눈길을 모았다.
영화와 OTT를 외면한 시청자들은 다시 TV 앞에 앉았다. 지상파 및 케이블·종편 등에서도 설 연휴 특집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드라마는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연휴 내내 선공개 등이 회자되며 화제성을 독차지했고, '세작, 매혹된 자들'과 MBC '밤에 피는 꽃'은 설 연휴에도 주춤하지 않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설 연휴를 놓친 극장가와 OTT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들고 찾아올까. 먼저 오는 22일에는 최민식, 김고은 주연의 '파묘'(감독 정재현)가 개봉한다. 이어 '웡카'의 티모시 샬라메가 '듄: 파트2'(감독 드니 빌뇌브)로 한번 더 관객을 만난다.
디즈니+는 28일 재벌가 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로얄로더'를 선보이며, 넷플릭스는 3월 1일, 탈북자로 변신한 송중기가 출연하는 영화 '로기완'(감독 김희진)을 공개한다.
화려한 캐스팅과 다채로운 소재로 공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들의 공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시청자의 흥미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CJ ENM, 콘텐츠웨이브, 롯데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티빙, 쇼박스,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