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이진 기자) 트로트 가수 태진아가 데뷔 50주년 기념 디너쇼에서 아내 앞에 무릎 꿇고 오열했다.
12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30회에서는 설 특집으로 꾸며진 가운데 태진아가 아내를 병간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태진아는 알츠하이머병을 투병 중인 아내를 병간호하는 일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태진아는 "(아내가) 5년 전에 똑같은 걸 자꾸 물어보더라. 예를 들어 내가 집에서 화장실을 갔다 왔다. '어디 갔다 왔어요?'라고 해서 '화장실 갔다 왔어요' 한다. 좀 있다 또 '어디 갔다 왔어요?' 하더라. 느낌이. 병원에 예약을 해서 갔더니 치매 초기라고.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더라. 설마 아니겠지. 의사 선생님도 나한테 받아들이라고 하더라"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태진아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내를 다정하게 다독였고, "나는 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 환자하고는 달라서 치매 환자들은 자기한테 꽂힌 사람 그 사람만 생각하는 거다"라며 밝혔다.
태진아는 "이 사람을 5년 동안 병간호하면서 첫 번째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 번째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 번째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네 번째 또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간병할 수가 없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간병할 수가 없다"라며 털어놨다.
태진아는 "이 사람이 내가 가장 힘들 때 가장 바닥에 있을 때 나를 택해줬고. 미국에 있을 때. 지금까지 해줬기 때문에 나는 이 사람한테 진짜 잘해줘야 될 의무가 있다. 이 사람은 나한테 받아야 될 권리가 있다"라며 고백했다.
태진아는 "4~5년 전만 해도 나도 모르게 화내고 그랬다. 지금은 내가 (간병이) 숙달이 돼 있다. 이 사람은 하루 종일 내가 옆에서 손을 잡아줘야 된다. 손을 꽉 잡으면 싫어한다. 살포시. 잘 때도 이렇게 잡고 있다. 자다가 화장실 갈 때도 내가 잡아줘야 되고. 본인도 손을 나한테 내미니까. 나를 기억하고 더 천천히 나를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치매라는 건 어느 순간에 탁 잊어버린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태진아는 태진아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환자분이 여기 온 지가 4년이 넘었다. 지금은 초기 단계를 넘어서서 중기 정도 가지 않을까. 워낙 보호자분이 잘 챙겨주시고 보호자의 노력이 약만큼 효과가 있다. 그렇게 옆에서 항상 돌봐주시고 챙겨주시고 인지 장애는 기억력이나 그런 건 좋아지지 않지만 불안이나 초조나 우울감은 안정이 될 수가 있다. 진행 속도가 아무리 느리다 해도 1년 지나면 조금 더 나빠져 있고 이건 멈추게 할 수 있는 약이 없다. 아직까지는"이라며 설명했다.
태진아는 "저하고 방송이나 행사 같은 데 가면 꼭 같이 가서 이 사람 노래를 내가 차 안에서도 같이 부르고 또 제가 방송에 출연한 게 있으면 그걸 보여주면 같이 따라 부른다. 노래 많이 부르면 치매에 도움이 되냐"라며 질문했고, 의사는 "그렇게 자극을 많이 주시고 옆에서 챙겨주시면 도움이 많이 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낫는 병이 아니고 관리를 해야 되는 병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함께 가야 될 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다"라며 당부했다.
태진아는 "교수님이 당신하고 함께 가야 하는 길이라고 한다. 내가 당신 노래 만드는 것도 '당신과 함께 갈 거예요'잖아. 제목이. 그러니까 아무 걱정 하지 마라"라며 아내를 안심시켰다.
특히 태진아는 데뷔 50주년 기념 디너쇼를 진행했다. 태진아는 "제가 무슨 배운 것도 없고 남들 흔히 이야기하는 대학을 졸업한 것도 아니고 국민학교 졸업할 때까지 저는 도시락을 못 싸갔다. 도시락 안 가져가면 친구들한테 쪽팔린다. 도시락에 흙을 잔뜩 담아서 가져갔다. 점심시간이 되면 저는 그 도시락 들고 바깥으로 나가서 물 틀어서 물에다 씻고 물 받아서 먹고 그랬다. 배운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여러분들이 저한테 그 많은 상을 타게 해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인사르 드린다"라며 큰절했다.
태진아는 무대 도중 아내를 향한 미안함에 눈물 흘리기도 했다. 태진아는 객석에 있는 아내 앞에서 무릎 꿇었고, "여보 사랑해. 나는 당신밖에 없어"라며 오열했다.
그뿐만 아니라 태진아는 태진아 아내를 위해 만든 '옥경이'를 듀엣 무대로 선보였다.
사진 = TV조선 방송 화면
이이진 기자 leeeeji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