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SSG 랜더스는 2023시즌 이후 '리모델링'을 선언했다. 세대교체, 젊은 선수들의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가 강력했다.
많은 게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코칭스태프였다. SSG는 1군과 더불어 퓨처스팀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선수 시절을 포함해 SSG와 단 한 차례도 인연이 없었던 손시헌 감독이 SSG의 부름을 받았다.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육성선수 출신으로, 현역 시절 안정적인 수비와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줬고 허슬 플레이의 대표적인 선수로 평가받았다. 두산과 NC 다이노스에서 주장을 맡으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은퇴 이후에는 수비코치를 수행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활약했다. 또한 스포츠사이언스를 바탕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미국의 팜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의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SSG는 "이러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손시헌 퓨처스 감독이 스포츠사이언스를 근간으로 하는 구단의 육성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퓨처스 유망주들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 육성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퓨처스팀 선수들을 만난 손시헌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캠프 기간부터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파악하고, 본인들만의 훈련 루틴을 만드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며 "(FA, 2차 드래프트로) 포수 자원이 많이 보강됐지만, 그동안 우리 팀의 취약 포지션인 1, 2루, 포수에 대한 대비책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내야수의 경우 1군에서의 포지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정된 포지션보다는 여러 포지션을 함께 소화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 손 감독은 "특히 ‘훈련 루틴’은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개개인마다 실전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자세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루틴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있고, 선수는 코치와의 대화와 상의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시즌 동안 이숭용 감독과 손시헌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손시헌 감독은 "이숭용 감독님께서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출발선상에 시즌을 출발한 만큼, 선수들 모두 열심히 훈련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달라고 말씀하셨다"며 "또한 1군 선수단이 대만에 합류할 때 퓨처스팀에서 1군에 합류할 만한 선수를 추천해 달라고 하셨다. 이런 점이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비록 시작은 퓨처스팀에서 시작했지만, 1군에 부름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만큼 선수들도 준비를 더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선수들을 응원했다.
손 감독은 코치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을까. 그는 "단순히 결과를 ‘평가’ 하기보다는,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결론 내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에 대해 논의를 할 때면 투수, 야수코치 등 모든 코칭스태프가 함께 참가한 소그룹 미팅을 통해 선수들의 방향성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선수를 바라보는데 각기 다른 파트별 코치들의 생각도 중요하다. 개인 성향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의 접근으로 회의를 통해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장점을 살려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이런 회의를 통해서 코칭스태프도 서로의 훈련법과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도 서로를 알고 접근하면 상호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코칭스탭도 새로 합류한 인원이 많은 만큼 선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예년에 비해 퓨처스팀의 훈련량이 크게 늘었다. 손시헌 감독은 "현재 강화도에서 오전, 오후와 야간까지 훈련을 진행하고 있어 훈련량을 어느 정도 많이 가져가고 있다. 어렸을 때 이런 훈련량을 거치지 않으면 1군에 있는 선배를 이기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고, 구단도 함께 공감했던 부분이라 대만에서도 훈련을 강도 있게 이어갈 예정이다. 1군 선수와의 경쟁을 이기기 위해 퓨처스 선수들은 더 많은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육성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손 감독은 "바이오 메카닉과 심리 및 멘탈 이론 교육을 함께 강화할 계획이다. 바이오 메카닉의 경우 선수들이 운동역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본인이 훈련해야 하는 포인트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이해도 없는 훈련은 단순 반복에 가까워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운동역학적으로도 이해하고 또 스스로 생각하면서 훈련을 진행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스트렝스 코치들이 기존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협업하면서 바이오 메카닉 활용을 잘 준비하고 있다"며 "또한 현재 멘탈 프로그램과 파트별 루틴 이론교육을 훈련일 중간중간 시간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다. 이론적으로도 선수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SSG의 2024시즌 최대 과제는 주전 1루수와 2루수를 찾는 것. 퓨처스팀도 노력 중이다. 손시헌 감독은 "마무리캠프터 1루수를 준비했던 전의산, 고명준, 김성민 선수들이 경쟁체제에 들어가 있다. 2루수는 안상현, 최준우, 김찬형이 1군 캠프에 있고, 현재 퓨처스에 있는 2루수 자원도 많다. 여기 있는 어린선수들도 가능성이 많고, 특히 내야수 부분은 포지션을 한정하지 않고, 어느 포지션이 든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싶다. 1루 포지션은 바로 합류해도 될 만큼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는 고참 강진성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불펜 자원을 발굴하는 것도 SSG의 과제다. 손시헌 감독은 "올해 퓨처스팀 투수는 선발을 준비하기보단, 불펜으로서 시즌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다. 퓨처스에서 선발로 나오는 투수들도 자신이 선발이 아닌 ‘첫번째 투수’라는 마음으로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투구할 수 있도록 주문할 계획이다. 마운드에 선 선수들 모두가 불펜 중간에서 등판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훈련을 해 나갈 예정이고, 올 시즌 신인 선수를 비롯해 좋은 자원이 많은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신인 선수들도 면밀히 살피고 있는 손시헌 감독은 "신인 선수들은 현재 훈련량이 많은데 이런 훈련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신인들의 기술적인 부분을 교정하기보다는 최대한 본인만의 색깔을 진하게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코칭스태프에게 요청하고 있다"며 "신인 선수들은 선배들의 모습만 보고도 배워가고 달라지는 것들이 충분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 색깔을 보고 구단에 선발한 만큼, 자세나 폼을 건드리기보다는 신인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깔 그대로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SSG는 단순히 올 시즌만의 성과에서 그치지 않고 향후 몇 년간 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을 찾으려고 한다. 청라돔이 개장하는 2028년에는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끌어갔으면 하는 게 SSG의 생각이다. 지금부터 SSG가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손시헌 감독은 "팬 여러분들께 정식 인사가 늦었는데, 우선은 팬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야구를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또 퓨처스에서는 새로운 얼굴의 발굴들을 팬분들도 궁금해하시기 때문에 뉴페이스를 많이 선보여 팬분들에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퓨처스 선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강화SSG퓨처스필드에도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다.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SSG 퓨처스팀은 오는 15일부터 대만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손시헌 감독은 "대만에서는 실전을 대비한 훈련을 해야 한다. 1군 선수도 25일에 대만에 합류할 예정으로, 1군 선수들은 이제 막 경기를 준비하는 단계라면, 퓨처스팀은 실전을 위한 전투준비가 이미 끝나야 한다. 그래야만 1군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받아서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군 선수단보다는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빨리 경기를 할 수 있는 몸 상태와 실전 감각도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