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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익, 한 번 키워보자"…"네, 아주 혹독하게 다뤄주십시오"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06 17:45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이보다 뜨거울 순 없다. 팀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KT 위즈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우완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냈다. 보상선수 지명을 위해 삼성으로부터 명단을 받아 든 뒤 한 선수의 이름에 시선이 꽂혔다. 망설임 없이 우완 구원투수 문용익을 지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팀 내 고참 선수들과 회동하며 주전 포수 장성우에게 특별 주문을 전했다. 이 감독은 "문용익, 네가 알아서 만들어라. 한 번 키워보자"고 했다.

이후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문용익을 잘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시속 150km의 강속구에 좋은 변화구를 갖췄다. 문용익을 뽑은 것이 수확이다"며 "팀에 삼진 잡는 유형의 투수가 부족한 편인데 문용익이 채워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장성우는 "감독님께서 (문)용익이를 필승조로 써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의 바람이다"며 "감독님의 성향상 컨트롤이 안 되면 경기에 나갈 수 없다. 용익이와 그런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해보려 한다. 구속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제구를 잡을 수 있는 방법 등에 관해 같이 연구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용익이가 엄청나게 어린 줄 알았다. 30살이더라(1995년생)"며 "20대 초반인 줄 알고 보자마자 '팀에 새로 왔으면 방에 찾아와서 인사해야지'라고 했다. 몇 살이냐고 물으니 30살이라고 하기에, 미안하다고 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화제의 중심에 선 문용익은 지난 4일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총 33구를 던졌다. 패스트볼 20개와 슬라이더 및 커브 합계 13개를 구사했다. 벌써 패스트볼 구속 시속 145km를 찍어 제춘모 투수코치, 전병두 불펜코치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이강철 감독은 문용익의 투구를 유심히 살피며 초반 1구, 1구마다 피드백을 해줬다.

문용익은 "KT에서 좋게 봐주시고, 뽑아주셔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다. 잘 데려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팀에서 기대해 주신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열심히 해 결과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만큼 기회를 주시는 것이라 여기려 한다. 즐기면서 해야 야구가 더 잘 되니 즐겨볼 것이다"며 "요즘 야구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기분 좋게 훈련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불펜 피칭 당시 사령탑으로부터 어떤 조언을 들었을까. 문용익은 "감독님께서 너무 팔로만 던지는 것 같다고, 하체 밸런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하체를 먼저 쓰면 투구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 하셨다"며 "생각보다 몸이 가벼웠고 공이 잘 나갔다. 평소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50km대가 꾸준히 나온다. 현재 몸 상태는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밖에서 볼 때의 감독님은 후광이 있어 조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막상 대화해 보니 먼저 장난치며 다가와 주시고 칭찬도 해주셔서 좋았다"며 "감독님께 하체 쓰는 법과 더불어 내게 부족한 제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배우고 싶다. 나를 아주 혹독하게 다뤄주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왼쪽부터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문용익. 이강철 감독이 문용익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피드백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왼쪽부터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문용익. 이강철 감독이 문용익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피드백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문용익은 "팀에서 슬라이더 칭찬을 진짜 많이 해주셨다. 난 그냥 평범한 줄 알았는데 분석해 보니 좋다고 한다. 피칭 디자인을 바꾸려 하고 있다"며 "데이터팀에서도 슬라이더로 볼카운트를 잡는 등 적극적으로 써보자고 하셨다. 포수 (장)성우 형이 경험이 많으시니 잘 맞추며 이끌어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팀 적응은 일찌감치 끝마쳤다. 1995년생 동갑내기 선수들이 여럿 있다. 1군 캠프엔 배정대, 김민혁, 주권, 이호연, 이상동 등이 머무는 중이다. 문용익은 "처음엔 이적한 게 실감 안 났는데 캠프에 오니 달랐다. 감독님과 코치님들, 선배님들이 잘 챙겨주시고 동갑인 친구들도 다들 나를 도와준다"며 "(우)규민 선배는 내 정신적 지주라 가장 의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을 떠나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문용익은 "올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1군에서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며 "1이닝을 확실하게 막을 수 있는 안정적인 투수가 되고자 한다. 더 열심히 해 필승조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7년 삼성의 2차 6라운드 59순위 지명을 받은 문용익은 줄곧 2군에만 머물다 2019년 현역으로 입대했다. 전역 후 2021년 뒤늦게 1군에 데뷔했다. 그해 22경기 22이닝서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39경기 37⅔이닝서 1승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5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14경기 13이닝서 1승 평균자책점 4.15를 빚었다.

KT에서 화려한 도약을 꿈꾼다.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구원투수 문용익.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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