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영국의 축구 패러디 SNS 계정이 한국의 좀비 축구를 화제 삼았다. 이란의 일본전 승리가 한국을 참고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축구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 하는 계정 '트롯 풋볼(Troll Football)'은 4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한국 대본 베끼기'라는 글과 함께 영국 시트콤 '미스터 빈'을 이용한 이미지를 올렸다.
사진 속 미스터 빈은 옆자리 남성의 글을 커닝하고 있는데, 이 계정은 미스터 빈에게 이란 국기를, 옆자리 남성에게 한국 국기를 붙여 이란이 한국의 것을 베끼는 것처럼 그리고 있다. 사진 속 '90+'라는 텍스트는 후반 추가시간에만 벌써 4경기 연속골 넣은 한국을 떠올리게 했다.
이란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전 이란은 일본에게 0-1로 끌려갔다. 전반 28분 일본 미드필더 모리타 히데마사는 박스 밖에서 드리블 돌파에 성공해 이란 선수들을 제친 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이후 모리타의 슈팅을 이란 수문장 베이란반드가 다리로 건드렸는데, 슈팅이 베이란반드 다리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면서 일본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후반 10분 이란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란의 동점골 주인공은 윙어 모헤비. 모헤비의 득점을 도운 건 이탈리아 AS로마에서 뛰는 간판 공격수 아즈문이었다. 아즈문이 모헤비 움직임에 맞춰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었고, 이를 모헤비가 먼 포스트를 노린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만들었다.
후반 18분 이란이 역전골을 만드는 듯했으나 아쉽게도 오프사이드에 발목을 잡혔고, 계속되는 1-1의 팽팽한 균형 속에서 양 팀 모두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교체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다. 일본은 단 2명만 교체했고, 이란은 교체 카드를 단 1장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후반 45분도 모두 흘러 추가시간 4분. 연장전이 성사되나 싶었는데 일본 수비수들의 소통 오류로 이란이 페널티킥 찬스를 잡았다. 자한바크시가 키커고 나섰고, 자한바크시는 일본 골문 왼쪽 상단으로 깔끔하게 킥을 성공시키며 결국 이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기 종료 직전, 뒷심을 발휘해 분위기를 뒤집는 건 이번 아시안컵 한국 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팀 컬러다. 한국은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후반전 추가시간에 득점하며 '좀비'를 방불케 할 정도로 끈질긴 축구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란의 추가시간 역전골에서 한국이 보인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진=X(구 트위터) 계정 Troll Football, 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