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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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만 키우면 할 일 다했다는데요?"...롯데 레전드의 후계자 양성 프로젝트 [괌:스토리]

기사입력 2024.02.03 12:49 / 기사수정 2024.02.03 12:49

2024 시즌 롯데 자이언츠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돌아온 주형광.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4 시즌 롯데 자이언츠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돌아온 주형광.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엑스포츠뉴스 괌, 김지수 기자) "롯데로 다시 간다고 하니까 김진욱 잘 키우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

롯데 자이언츠의 '원조 좌완 에이스' 주형광 코치는 5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의 제안을 받고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아 자이언츠의 부흥에 힘을 보태게 됐다.

주형광 코치는 현역 시절은 물론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에도 김태형 감독과 별다른 접점이 없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주형광 코치의 지도력이 롯데에 꼭 필요하다고 봤다.

1976년생인 주형광 코치는 롯데 역사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투수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1994년 당시 고졸 신인 최고 계약금 1억 400만 원을 받고 입단한 뒤 곧바로 자이언츠 마운드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했다.  

1996 시즌에는 30경기 216⅔이닝 18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6 221탈삼진으로 다승, 탈삼진 타이틀을 따냈다. 2007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롯데 유니폼만 입고 통산 386경기 1524⅓이닝 87승 82패 9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83의 발자취를 남겼다. 

은퇴 후에도 롯데를 떠나지 않았다. 2008년 일본프로야구 치바 롯데 마린즈 연수코치를 거쳐 2009년 롯데 재활군 코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군 불펜코치, 1군 메인 투수코치, 2군 메인 투수코치, 3군 투수코치로 일하며 롯데의 전력강화를 위해 힘을 쏟았다. 

지난해 10월 롯데 자이언츠로 4년 만에 복귀해 마무리 캠프 기간 투수들을 지도했던 주형광 코치.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10월 롯데 자이언츠로 4년 만에 복귀해 마무리 캠프 기간 투수들을 지도했던 주형광 코치.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9 시즌 종료 후 롯데를 떠나 부산 양정초등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후진 양성에 주력했던 가운데 다시 자이언츠의 부흥을 위해 뛰게 됐다.

주형광 코치는 지난 1일부터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시작된 롯데의 2024 시즌 1차 스프링캠프 기간 투수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한 상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예년보다 투수들을 더 강하게 몰아붙여 기량 향상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특정 투수를 더 신경써서 지도하는 일은 없겠지만 좌완 영건 김진욱의 경우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단단하게 만들어 주려고 한다. 김진욱이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롯데 마운드 운영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형광 코치의 지인들은 주형광 코치보다 더 김진욱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주형광 코치가 자신의 현역 시절처럼 김진욱을 롯데를 대표하는 토종 좌완 에이스로 성장시켜 주기를 바라고 있다. 

주형광 코치는 "롯데 코치로 복귀한다고 하니까 아는 분들이 김진욱만 키우면 내가 할 일은 100% 다했다고 말씀하셨다"고 웃은 뒤 "내가 지도한다고 해서 김진욱이 키워지는 건 아니지만 일단 김진욱은 야구를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좋았을 때 밸런스를 얼마나 길게 유지할 수 있느냐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진욱이 2월 2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첫 불펜피칭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진욱이 2월 2일 괌 데데도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 첫 불펜피칭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김진욱은 2021년 강릉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 또래 투수들 중 최대어로 꼽혔고 롯데는 주저 없이 김진욱을 지명했다.

김진욱의 고등학교 3학년 성적은 10경기 36⅔이닝 4승 1패 55탈삼진 평균자책점 1.70이었다. 140km 중후반대 빠른 공을 압세워 말 그대로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주형광-장원준을 이어 롯데의 토종 좌완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됐다.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높았다. 김진욱은 데뷔 시즌을 치른 2021년 49경기 45⅔이닝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로 기대에 못 미쳤다. 2022 시즌에는 14경기 46⅔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6.56으로 더 큰 성장통을 겪었다.

2023 시즌 보직을 불펜으로 고정해 출발한 뒤 빼어난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최종 성적은 50경기 36⅓이닝 2승 1패 8홀드 평균자책점 6.44로 아쉬움을 남겼다. 어느덧 프로 4년차를 맞이하는 가운데 올해는 선수 자신을 위해서라도 반등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주형광 코치는 일단 괌 스프링캠프 초반까지는 "김진욱은 현재 올 시즌 보직을 논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김진욱 스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중요한 순간 등판할 수 있다"며 "좌완 불펜의 경우 진해수, 임준섭 등 베테랑들이 합류했기 때문에 김진욱도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결국은 잘 던지는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누가 먼저 나갈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라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거쳐 우리의 100%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형광 코치는 대신 김진욱이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욱이 기복만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형광 코치는 "김진욱은 충분히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에서 처음 봤을 때는 투구폼을 비롯해 심리적으로도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차이가 컸다"며 "베스트 밸런스를 1년 내내 유지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내가 관리자 입장에서 김진욱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욱 역시 주눅들지 않고 2024 시즌을 준비 중이다. 아쉬웠던 부분들은 빠르게 잊고 지난해보다 더 발전된 피칭을 보여주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다.

김진욱은 "마운드에서 항상 투지 있고 타자오아 싸울 줄 아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작년에 출발이 좋았는데 더 치고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내가 살리지 못했다.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괌,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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