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한국과 호주의 8강전을 하루 앞둔 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호주만 누른다면 우승에 오히려 더 가깝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8강을 돌파할 경우 대회 챔피언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8강전을 치른다.
호주는 지난달 28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고 8강에 올라왔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하면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 때 결승전에서 우승을 두고 맞붙었던 두 팀은 약 9년이 지나 8강에서 다시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당시 경기는 연장전까지 진행됐고, 호주가 2-1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호주에게 설욕전을 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결과를 쉬이 예상할 수 없다. 호주는 한국(23위)보다 두 계단 낮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 강팀이다. 두 팀 모두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먼저 상대팀 전력이 막강한 것도 있지만 호주에 비해 휴식 시간이 짧다는 점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호주는 16강 인도네시아전을 치르고 4일간 휴식 시간을 받은 반면 한국에 주어진 휴식일은 불과 이틀이다. 설상가상으로 클린스만호는 16강 사우디전 때 연장전까지 치러 120분을 소화했다.
특히 한국 축구 팬들은 대표팀 핵심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PSG)의 체력을 가장 걱정했다. 두 선수 모두 조별리그 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사우디전 때 120분을 모두 뛰면서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호주도 일정상의 우위를 적극 활용했다. 호주 대표팀을 이끄는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지난 1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토너먼트 단계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사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16강전이 끝나고 선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줬고, 선수들의 생각과 정신이 모두 맑아졌다"라고 밝혔다.
한국과 달리 호주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지만 이 고비를 넘는다면 모두가 염원하던 우승에 다가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단 8강을 돌파하면 클린스만호는 드디어 재충전 시간을 갖게 된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준결승전은 약 4일 뒤인 오는 7일 오전 0시에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8강 일정과 달리 4강부터는 좀 더 많은 휴식 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다.
또 준결승에서 만나는 상대는 타지키스탄과 요르단 둘 중 한 팀인데, 두 팀 모두 우승 후보와 거리가 멀어 8강에서 이간다면 결승에 올라갈 확률이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결승전에서 만나는 팀보다 하루 더 쉰다는 이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한국 아닌 다른 팀들의 준결승은 오는 8일 오전 0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후 11일 오전 0시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린다.
클린스만호는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우승을 두고 맞붙게 되는 팀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이들이 결승전에 올라올 팀으로 개최국 카타르와 일본, 이란 3팀을 꼽았다. 모두 충분히 우승할 힘이 있는 팀들이기에 상대팀보다 하루 더 쉴 수 있다는 사실은 클린스만호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
준결승에 올라간다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실현될 가능성이 대폭 높아진다.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했던 한국이지만, 1960년 이후 오랜 기간 아시아 정상에 서지 못해 남겼던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결승전까지 가는 길에서 얻는 이점을 차지하기 위해선 일단 호주를 꺾어야 한다.
힘든 경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과 태극전사들이 투혼을 발휘해 준결승행 티켓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