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순 "지천명 아이돌, 3년쯤 들으니 익숙"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배우 박희순이 '선산' 캐릭터를 위해 여러 의견을 적극 제안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에 출연한 배우 박희순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희순은 본능적인 수사 감각을 지닌 예리한 형사 최성준 역을 맡았다. 마을에 연이어 생긴 불길한 사건이 선산 상속과 관련돼 있음을 직감한다. 

그는 대본을 받은 뒤 캐릭터에 대해 "이 역할은 관객의 입장에서 가야겠구나, 시청자가 이 극을 보는 데 있어 길라잡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보시는 분들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 발짝 한 발짝 나가는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준이라는 사람의 서사가 짙어서 그를 무시할 수 없고, 그 서사를 가져가되 수사할 때는 객관적인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생각했다. 혼자 있을 때나 상민과 부딪혔을 때는 자기의 죄책감, 고뇌 이런 것들이 표현이 되게 분리한 것 같다. 그 감정을 가지고 수사에 임하다 보면 너무 무거워지고 진도 나가는 것도 더딜 것 같았다. 그래서 수사할 때는 유머를 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성준의 설정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냈다. "처음에는 성준이 인원 감축 대상이었다. 일을 제일 잘하고 가장 유능한 형사인데 과거의 일 때문에 인원감축 대상이 된다는 게 이해가 안 돼서 상민(박병은 분)이 감축 대상이 되고 그 죄책감 때문에 물심양면으로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면 관계가 확실해지지 않을까 해서 제안을 했다"고 바뀐 설정에 대해 말했다. 

이어 "또한 성준이 바깥으로 나돌면서 상민을 돕는 게 극이나 두 관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을 냈고, 연상호 감독님이 흔쾌히 받아주셔서 그쪽으로 흘러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형사 역을 자주 맡아왔던 박희순은 어떤 차별점으로 둘까가 가장 큰 숙제였다고. 그는 "기존에 했던 형사와 다른 건 개인적인 서사가 있다는 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상민 반장과 어떤 관계, 아내를 잃고 아들과의 관계가 틀어진 서사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선 탄탄한 감정을 가지고 갈 수 있었지만 형사로서 수사를 하는데 있어서는 어떤 차별점을 둘까 생각해봤을 때 탐문 수사가 제일 많더라. 주변 인물을 탐문하는 게 주 일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욱더 인간적으로 가고 부드럽게 유머도 넣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골 형사지만 다른 형사들과의 차별점이 있어야 유능한 게 보일 것 같아서 핸드폰을 활용하는 설정을 했다"며 "성준이 쓰는 핸드폰을 제가 실제로 쓰는 핸드폰과 같은 기종으로 해달라고 했다. 녹음부터 사진도 넣고 메모도 하고, 기존 형사들이 수첩을 사용하는 것과 차별화를 하기 위해서 핸드폰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고 색다른 설정에 대해 설명했다.



주로 호흡을 맞춘 박병은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알던 친구인데 작품을 같이 하는 건 처음"이라며 "이 친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굉장히 유머러스하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자기만의 해석이 있고 프로 의식이 있더라. 적극적이고 준비해 온 것도 많아 얘기할 거리가 많았다. 자기가 생각했던 이야기들을 하고 서로 맞춰갔다. 박병은 씨 방에 가서 대본 회의도 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평상시에 알던 모습이 아닌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다른 모습을 봤던 것 같아서 새로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민과 성준의 관계성에 대해 "서로 가장 친한 선후배였는데 서로 배려하려다 보니 오해가 커진 것 같다"며 "애를 기반에 둔 증을 어떻게 표현하나 싶었다. 첫 대본에는 원래 박 반장이 얘기를 하면 그냥 아무 말 없이 쓴웃음 짓고 만다는 설정이었는데 오히려 애드리브를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따라 왜 이렇게 까칠하실까' 이런 대사를 넣으면서 이 친구가 불편하고 미안하지만 아닌 척 하려고 노력했고, 반대로 상민은 나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이지만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배려하는 게 더 짜증이 나고 세게 이야기하는 지점들을 많이 맞췄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이네임', '무빙' 등 여러 작품을 통해 팬층을 얻으며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수식어에 대해 "조금 힘들긴 하다.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면 풀어야죠"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3년간 계속 들으니까 익숙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아직 차기작을 확정 짓지 못했다는 그는 "형사, 깡패 역할만 아니면 다 좋다"며 "작품 수가 많이 줄어 '선산' 끝나고 아직까지 놀고 있다"라며 다음 작품을 기대케 했다. 

사진=넷플릭스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