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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빅리거' 크로우-네일로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 KIA의 승부수는 통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4.01.19 16:3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끝내면서 마지막 퍼즐조각을 채웠다. 특히 새 외국인 투수 두 명 모두 '현역 빅리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KIA는 19일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James Naile, 우투우타. 1993년생)와 계약금 20만 달러·연봉 35만 달러·옵션 1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이적료 25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95만 달러다.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 출신인 제임스 네일은 우완 투수로 신장 193cm, 체중 83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2015년 20라운드 전체 608순위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 마이너리그(이하 트리플A)에서 6시즌 동안 활동했다.

네일은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다. 8시즌 통산 성적은 245경기(선발 96경기) 742⅓이닝 49승 37패 평균자책점 4.01로, 트리플A(6시즌)만 놓고 보면 155경기(선발 35경기) 357⅔이닝 27승 17패 평균자책점 4.15다. 지난해 트리플A 성적은 31경기(선발 3경기) 59이닝 5승 3패 평균자책점 3.66.

네일이 빅리그에 처음 데뷔한 건 2022년이다. 그해 네일은 7경기 9이닝 평균자책점 5.00의 성적을 남겼고, 이듬해에는 10경기 15⅓이닝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 경험을 쌀은 두 시즌 모두 선발 등판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제임스 네일은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이다. 대학 시절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많은 경기를 출장했고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 앞으로 국내 선발진들과 함께 힘을 합쳐 KBO 리그에 잘 적응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네일뿐만 아니라 앞서 KIA가 영입한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도 '현역 빅리거'였다.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옵션 20만 달러)에 KIA 유니폼을 입은 윌 크로우는 미국 테네시주 킹스턴 출신의 우완 투수로 신장 185cm, 체중 108kg의 체격을 지니고 있다. 2017년 2라운드 전체 65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지명을 받았고, 프로에 입단할 때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투수 중 한 명이다.

2017년 루키리그와 싱글A, 2018년 싱글A와 더블A, 2019년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친 크로우는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그해 3경기 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1.88을 기록하면서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2021년 26경기(선발 25경기) 116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48로 빅리그 데뷔 두 시즌 만에 풀타임 기회를 얻었다.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경험을 쌓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크로우는 2022년 불펜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60경기(선발 1경기) 76이닝 6승 10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의 성적으로 빅리그 데뷔 이후 세 시즌 만에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경기당 1이닝 이상을 책임진 그는 팀 내 불펜투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위기가 있었다. 크로우는 개막 이후 5경기에서 9⅔이닝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4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을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사유는 어깨 부상이었다. 결국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된 크로우는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7월 초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낸 크로우는 8월과 9월까지 경기를 소화했으나 더 이상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2023시즌을 마감했다. 싱글A를 포함한 지난해 크로우의 마이너리그 성적은 17경기 30⅓이닝 3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트리플A 14경기 27이닝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3).



빅리그 경험과 함께 눈에 띄는 게 또 한 가지 있다면, 바로 '구속'이다. KIA는 크로우에 이어 네일을 영입할 때도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심재학 단장은 크로우 영입 당시 "어느 정도 스피드가 빠른 투수다. 시속 92마일 이상의 공을 던져줄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가 뽑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수였다. 영입에 공을 들였다"며 "흔히 데이터 쪽으로 얘기하는 수직 무브먼트 같은 경우에도 메이저리그 때보다 조금 떨어지긴 해도 여전히 괜찮다. 볼의 무브먼트도 좋기 때문에 건강만 보장이 된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투수"라고 귀띔했다.

네일의 투구 스타일을 소개한 KIA 구단은 "네일은 뛰어난 제구력이 강점인 선수로 커리어 내내 볼넷 허용이 적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149km/h, 최고 153km/h의 구속을 기록했다. 특히 커브의 구위가 위력적이고 싱커의 움직임이 좋아 땅볼 유도 능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KIA가 올겨울 외국인 투수 영입에 있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구속이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 앞에서 구위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투수를 원했던 KIA다.

지난달 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에 애런 브룩스 이후 빠른 공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가 없었다. 브룩스 이후에 숀 앤더슨 등도 150km/h대의 구속을 보여주긴 했지만,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는 없었다"라며 "일단 가장 좋은 건 구위형 투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다만 여의치 않다면 제구나 이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주요 시상식 종료와 함께 바쁘게 움직인 KIA는 2024시즌 준비를 위해 속도를 냈다. 올겨울 KIA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의 재계약이다. 양 측은 지난달 18일 총액 12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옵션 4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KIA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50만 달러·옵션 30만 달러)에 계약한 소크라테스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103타수 22안타 타율 0.227 1홈런 9타점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5월 들어 빠르게 반등에 성공했다. 5월 106타수 44안타 타율 0.415 5홈런 28타점으로 우려를 씻어내더니 6월 96타수 33안타 타율 0.344 5홈런 9타점으로 그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특유의 중독성 있는 응원가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7월 초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김광현의 투구에 얼굴을 맞으면서 코뼈 골절 진단을 받아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8월 초 1군에 올라왔다. 소크라테스의 가세로 탄력을 받은 팀은 5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랐다. 소크라테스의 최종 시즌 성적은 127경기 514타수 160안타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8이다.

지난해 KBO리그 2년 차가 된 소크라테스는 142경기에 출전해 547타수 156안타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 91득점 OPS 0.807을 기록했다. 최다안타, 홈런, 득점, 타점 등 총 네 개 부문에서 팀 내 최다를 기록하며 중심타자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중견수(827⅓이닝), 우익수(261이닝), 좌익수(118⅔이닝)까지 외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면서 KBO리그 전체 외야수 중에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기록했다. 구단 입장에서는 재계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후 KIA는 FA 내야수 김선빈과의 협상에 집중했다. 해를 넘길 때까지 양 측의 줄다리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합의점을 찾은 KIA와 김선빈은 지난 4일 3년 총액 30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18억원·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2008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지난해까지 KIA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프로 통산 성적은 1509경기 4968타수 1506안타 타율 0.303 32홈런 564타점 149도루 OPS 0.750.

특히 김선빈은 2017년 137경기 476타수 176안타 타율 0.370 5홈런 64타점 4도루 OPS 0.897로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14타수 5안타 타율 0.357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V11에 크게 기여했다.

김선빈은 2018년과 2019년에도 꾸준히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내야진의 한 축을 지켰고, 2019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뒤 원소속구단 KIA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다시 한 번 FA 자격을 취득한 김선빈의 선택은 잔류였다. 심재학 단장은 "김선빈은 우리 팀의 원클럽맨이기도 하고 팀 전력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선수였는데, 계약하게 돼 (선수에게) 고맙다. 다른 것보다는 (필요성을) 어필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다가갔던 것 같다"며 "(김)선빈이는 KIA에서 은퇴식 해야 하지 않겠나. 올 시즌을 위해서 함께 최선을 다해보자고 얘기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KIA는 또 다른 과제까지 마무리했다. 5일 외야수 최형우와 1+1년 총액 22억원(연봉 20억원·옵션 2억원)에 'KBO리그 역대 최고령'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최형우는 KIA의 2024시즌 구상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심 단장은 "최형우는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됐기에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IA는 7일 외국인 투수 크로우를 영입한 데 이어 15일에는 내야수 서건창을 총액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옵션 7000만원)에 영입하면서 내야진을 강화했다.

2008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방출 및 군복무 이후 입단 테스트를 거쳐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계약 이후 첫 시즌이었던 2012년부터 활약했고, 내야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프로 통산 성적은 1256경기 4597타수 1365안타 타율 0.297 39홈런 491타점 229도루 OPS 0.781.

특히 서건창은 2014년 128경기 543타수 201안타 타율 0.370 7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85를 기록,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단일시즌 2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다만 2021시즌 도중 투수 정찬헌과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한 뒤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까지 반등에 실패했다. 결국 LG에 방출을 요청한 뒤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섰고, 고향팀 KIA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서건창이 최근 수년간 부진했던 건 사실이지만, 베테랑의 가치가 젊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KIA의 생각이었다. 부진에 허덕이던 서건창으로서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결정이다.

심재학 단장은 "우리 팀은 부상을 안고 시즌을 시작해야 한다. 박찬호의 경우 개막 전까지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난해 부상을 당하지 않았나.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김도영은 재활 중이다. 그만큼 초반에 내야 수비의 안정성을 가져가야 하는데, 서건창이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본인의 기량이 올라온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계약할 때 서건창과 잠깐 악수를 했는데, 서건창의 손에 굳은살이 많더라. 정말 오랜만에 '야구인의 손'을 잡아본 느낌이었다. 캠프를 다 마친 선수, 또 마무리 훈련을 막 끝낸 신인의 손과 같은 상태였다"며 "서건창은 인품이 매우 좋은 선수인 만큼 팀에 선한 영향력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고, 루틴이 매우 정확한 선수이기도 하다. 훈련량이나 훈련 모습을 보면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다. 최근까지도 광주에서 훈련을 했고, 몸 상태는 좋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은 계약 당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좋은 팀에 오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불러주신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팀의 일원이 됐다는 것에 매우 기쁘고, 팀이 필요한 부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기다리는 입장이었고, 안 됐던 부분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올겨울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2024시즌이 기대된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전력을 재정비한 KIA는 네일 영입을 끝으로 급한 과제를 모두 해결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외국인 투수들이 연이어 부진했던 만큼 KIA는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투수 영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심재학 단장은 "외국인 선수가 어떻게 보면 팀의 가장 큰 축이지 않나. 그런데 최근 KIA에 왔던 외국인 투수들이 축 역할을 잘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올핸 새롭게 오는 투수들이 한 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고 하면 좌우의 밸런스도 맞을 것"이라고 외국인 투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소크라테스의 재계약부터 네일의 영입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에 불과하다. 시간은 짧았지만, 그만큼 심재학 단장을 비롯한 팀 구성원 전체가 바쁜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심 단장은 "아직까지 다 만족할 수 없다. 여전히 (전력에서) 빈 곳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대안을 찾을지 생각 중이다. 올겨울 외부 FA를 영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부에서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카드를 많이 만들어주는 게 단장, 프런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쪽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물론 외국인 투수들만 잘한다고 해서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부상 선수도 없어야 하고, 국내 투수들과 타자들의 활약 여부도 중요하다. 팀 구성원 전체가 중위권 그 이상을 바라보는 2024시즌, '현역 빅리거'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한 KIA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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