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시강이 운동선수에서 연예인이 된 과정, 그리고 배우가 되고 연기를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밝히며 열정을 보였다.
이시강은 지난해 9월, 김진우가 일신상의 이유로 작품에서 하차한 뒤 KBS 2TV 일일드라마 '우아한 제국' 주인공 장기윤 역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뜻 들어가기 어려운 자리에서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끝에 자신만의 장기윤을 완성한 이시강은 '2023 KBS 연기대상' 일일드라마 부문 남자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KBS에서 세네 작품을 했는데 시상식에 한 번도 불린 적이 없었다.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했다. 이번에는 들뜨고 이런 것도 없이, 시상식 가서도 차에서 계속 대본 봤다"며 "이번엔 정말 고생했다는 느낌으로 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후 처음 받는 상이었지만 이시강은 "행복의 순간은 짧더라"며 웃었다. "축하를 같이 누릴 사람도 없었고, 혼자 남아있는데 잠도 안 오고 대본이나 외우러 가자 했다. 혼자 산책하면서 생각도 많이 했다"며 그간의 연기 활동을 돌아보면서 "내려놓으니까 (상을) 받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수상 소감에서 이시강은 "처음에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연기를 사랑하게 되고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 연극과 드라마를 병행하면서 11년 간 열심히 해왔다"고 밝히기도. 운동선수를 하다 일본 아이돌 그룹 키노로 데뷔해 활동을 하다 배우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그는 "축구를 하는 게 행복하지 않았고, 노래 부르고 사람들 앞에서 관심받는 게 행복했다. (연예인을) 해보고 싶어서 뛰어들었지만. 그때 하고 싶었던 건 연예인이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부모님한테 스무 살 때부터 십원도 안 받아봤다. 전 버는 돈 다 집에 갖다 주고 제 차보다 부모님 차 먼저 바꿔드렸다. (운동을) 서포트를 해줬는데 제가 나왔으니까. 운동을 그만두면서 찜질방에서 생활했다. 보조 출연 알바하면서 시작했다. 보조 출연한 돈 모아서 풀 옵션 방으로 처음 집이라는 걸 구해서 살아봤다"고 처음 연예인을 결심한 후의 생활을 이야기했다.
이시강은 정보가 부족하니 검색해서 나오는 오디션들을 다 봤다고 했다. 일본에서 한류가 한창 떠오를 시기 군대에서 일본어를 독학했다는 그는 전역 후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가서 불판 닦는 알바"를 하며 생활하던 그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그는 "돈도 많이 벌었다. 월급제였는데, 돈 걱정 안 했다. 그땐 1년 365일 일만 했다. 행복하진 않아서 고생할 거 감안하고 다시 한국에 왔다. 그래서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 게 11년이 된 거다. 모아둔 돈 다 썼다. 그때 안 모았으면 지금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술, 담배를 안 하기에 지출이 적어 돈을 모아둘 수 있던 것이라는 그는 남들 눈치를 안 본다고도 밝혔다. 이시강은 "원래 눈치를 봤는데, 지금은 눈치 절대 안 본다. 남에게 피해 주는 걸 너무 싫어한다. 준법정신 안에서, 제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게 산다. 그 감정에 대해 스스로 솔직하게 생각해 보는 게 연기 공부라고 생각한다. 어디 갔을 때도 (옆에서) '그래도 연예인인데' 그러면 다 똑같은 사람이야 한다"며 편하게 돌아다닌다고 했다. 물욕도 없다는 그는 "작년에 한 벌의 옷도 안 샀다. 그래서 스타일스트 친구가 멀쩡하게 입고 다니라고 옷을 선물로 줬다"고 덧붙이며 "이거 써 달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또 그는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할 때 못하는 건 싫다. 연기를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했고, 연기에 빠져들다 보니 사랑하게 되더라"며 엑스트라부터 시작해 주연까지 올라온 스스로가 대견스럽다고 했다. 성공을 좇기보단 그저 "즐겁게 행복하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시강은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11년이 됐다. 그렇게 오랜 시간 방송과 공연까지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는 공연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시강은 "일을 하는 것에 있어 정당한 대가는 받아야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연극을 하는 건 아니다. 더 좋은 표현력과 공부를 하려고 들어가는 마음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치열하게 연기한 11년을 돌아보면서 이시강은 "쉬지 않고 일했더라. 그게 너무 감사하다. (교체투입된 '우아한 제국'은) 걱정으로 시작했는데 끝날 때 보면 '올해만 같아라' 생각한다"며 "목표는 없고 건강하게 계속 또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좋은 작품에서 빨리 인사했으면 한다. 오래 일할 거니까 조바심 갖지 않고 내가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내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사진=에이코닉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