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손흥민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중국 심판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관성 없는 판정으로 한국 대표팀이 잔여 일정에서 카드 부담을 안고 싸우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맞대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바레인(86위)을 비롯해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함께 E조에 속했다. 15일 바레인전을 시작으로 한국은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차례로 격돌한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전반 38분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이 시작된 6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클린스만호 새로운 핵심 이강인(PSG)이 후반 11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골을 터트린 후 후반 23분 쐐기골을 넣으면서 대회 첫 승을 이끌었다. 바레인전 멀티골로 이강인은 최근 A매치 6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리며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황인범이 전반 38분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조규성이 멀티골을 달성한 이강인을 축하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이강인의 맹활약에 힘입억 클린스만호는 3-1 승리를 거두며 출발을 잘 끊는데 성공했다. 이후 요르단이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하면서 한국은 E조 2위에 자리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 팬들과 클린스만 감독은 승리에도 크게 웃지 못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데 성공했지만 이날 경고만 5장을 받아 남은 경기에서 카드 부담을 안고 싸우게 됐다.
AFC는 바레인전에 중국 심판진을 배정했다. 주심에 마닝, 제1 부심에 주페이, 제2 부심에 장청, VAR 심판에 푸밍, 어시스턴트 VAR 심판엔 시리아 국적의 한나 하탑이 경기를 관장한다. 대기심에는 아라키 유스케(일본) 심판이 배정됐다.
심판진이 배정된 후 중국 심판과 악연이 많았기에 일부 팬들은 우려를 표했는데, 이는 불행히도 적중했다. 경기를 주관한 마님 주심은 클린스만호를 향해 경고를 남발하면서 정작 요르단에겐 카드를 아끼는 일관성이 없는 판정으로 빈축을 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박용우가 경고를 받자 선수들이 심판한테 항의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김민재가 경고를 받자 심판한테 항의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한국은 전반 9분 박용우(알아인)가 상대에게 파울을 범해 첫 번째 경고를 받았고, 이어 전반 12분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바레인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가 주어졌다. 박용우는 바레인의 알리 마단이 공을 갖고 있을 때 반칙을 범했고, 김민재는 역습을 막기 위해 상대를 거칠게 밀었다는 이유였다.
이른 시간 핵심 선수 두 명, 그것도 수비 쪽에서 두 명이나 경고를 받자 한국의 수비도 위축됐다. 바레인은 이 점을 파고들어 더욱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김민재와 박용우는 경고 누적을 피하기 위해 이전보다 신중한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 카드 두 장이 경기 흐름을 바꾼 셈이다. 이어 전반 29분 이기제(수원삼성)까지 경고를 받자 한국 수비진에는 비상이 걸렸다.
전반전에 경고 3장을 받은 한국은 후반전 때 옐로카드 2장을 추가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반칙을 범해 경고를 받았고, 후반 추가시간엔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다이빙을 했다며 마님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
물론 주심의 성향에 따라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장면들이지만 한국이 경고 5장을 받는 동안 바레인은 2장만 받아 논란이 됐다. 특히 손흥민한테 거친 반칙을 했음에도 어떠한 카드도 꺼내들지 않으면서 팬들의 공분을 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손흥민이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을 치르고 있다. 손흥민이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도하(카타르) | 연합뉴스
후반전이 초반 바레인 수비수 사예드 바케르는 공을 뺏기 위해 손흥민한테 달려들었는데,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손흥민 다리를 걷어차면서 반칙을 범했다.
충분히 카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마님 주심은 반칙만 선언해 클린스만 감독의 불만을 샀다. 충격에서 회복돼 일어난 손흥민도 심판한테 불만을 토로했다.
후반 39분엔 손흥민은이 얼굴을 가격 당했음에도 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바레인 미드필더 이브라힘 알 왈리가 볼 경합 과정에서 팔꿈치로 손흥민 얼굴을 가격했다. 다행히 손흥민은 큰 부상을 피했지만 마님 주심은 이번에도 바레인을 향해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서 일관성 없는 판정을 내렸다.
마님 주심의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은 경고 누적을 방지하고자 카드를 받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빼줄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초반 이기제를 먼저 불러들였고, 이강인의 추가골이 터진 뒤에는 김민재와 조규성을 김영권(울산 HD), 홍현석(KAA 헨트)과 교체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박용우도 박진섭(전북현대)과 교체돼 나갔다.
바레인전에서 선수들이 받은 경고는 향후 클린스만호의 아시안컵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수들의 옐로카드는 8강까지 유지된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 적절한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단의 체력을 안배하며 일정을 치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바레인전 '옐로 트러블'은 클린스만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할 수 있는 요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