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모하메드 살라를 앞세운 이집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1위 모잠비크를 상대로 졸전 끝에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이집트는 15일(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 위치한 스타드 펠릭스 우푸에부아니에서 열린 모잠비크와의 2023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후반 추가시간 7분 터진 살라의 극장 페널티킥 골로 간신히 2-2 무승부를 거뒀다.
FIFA 랭킹 33위와 111위의 맞대결로 이집트의 완승이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내용이 펼쳐졌다. 90분 내내 졸전이 이어지면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대회 최대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대회 최다 우승국(7회)인 이집트는 승점 1점 획득에 그치면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카보베르데(승점 3), 모잠비크가 3위,, 최하위는 가나(승점 0)다. 네이션스컵은 24개국이 참가해 4개국이 6개 조에 나뉘어 편성되며 각 조 1, 2위가 16강 토너먼트에 직행하고 각 조 3위 팀 중 상위 4팀이 추가 진출한다. 이집트는 최약체 모잠비크에게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향후 조별리그 일정이 힘들게 됐다.
이집트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모하메드 엘셰나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모하메드 하니, 아흐메드 헤가지, 모하메드 압둘모님, 모하메드 함디가 백4를 구성했다. 모하메드 엘네니, 함디 파티, 아메드 사예드가 중원을 이뤘다. 최전방 3톱에는 살라, 무스타파 모하메드, 마흐무드 하산이 출전했다.
모잠비크는 4-4-1-1 전형으로 맞섰다. 에르나니 실루아네가 골문을 지켰다. 헤이닐두 만다바, 에드미우송 도브, 멕세르, 도밍고스 마칸자가 수비를 맡았다. 길도 빌란쿨로스, 알폰스 아마데, 기마, 위티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엘리아스 가스파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며, 최전방은 스탠리 라티포가 맡았다.
먼저 앞서간 쪽은 예상대로 이집트였다. 전반 2분 만에 공격수 모하메드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살라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가려고 했으나 헛발질이 돼 공이 흘렀다. 이를 모하메드가 잡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문 구석에 밀어찼다. 이집트가 순조롭게 대회 첫 승을 따내는 듯 했다.
하지만 모잠비크의 반격이 거셌다. 이집트가 6대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모잠비크의 역습이 날카로웠다. 이집트도 무딘 공격 끝에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전반전을 1-0으로 마쳤다.
이집트의 리드는 후반 10분 만에 깨졌다. 모잠비크 미드필더 위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머리를 제대로 갖다댔다. 위티의 헤더는 이집트의 골문 오른쪽 하단을 찔렀다. 골키퍼가 손으로 쳐내긴 했으나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간 후였다.
기세를 올린 모잠비크가 역전에 성공했다. 교체 투입된 클레시오 바우케가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낸 후 골망을 갈랐다. 중원에서 이어진 침투패스를 받아 크게 치고 달렸고, 이집트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바우케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다리 사이를 노려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모잠비크는 단 2개의 유효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놀라운 결정력을 보였다.
대이변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한 이집트가 동점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슈팅은 빗나가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경기 막판에는 파티의 발 뒤꿈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추가시간 7분 이집트가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다. 박스 안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모하메드가 모잠비크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살라가 왼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대를 때리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살라의 페널티킥으로 간신히 균형을 맞춘 이집트는 대회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만족해야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집트가 얼굴을 붉혔다. 살라가 97분 만에 동점골을 넣으면서 모잠비크와의 네이션스컵 첫 경기를 2-2 무승부로 마쳤다"라고 전했다.
더선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이집트의 무승부를 좋아할 거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살라의 이집트가 모잠비크에게 충격을 받았다. 클롭은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클롭은 이전부터 이집트가 일찍 KO되는 걸 보고 싶다는 소망을 숨기지 않았다"라고 했다.
클롭 감독은 살라가 떠나기 전 "살라에게 행운을 빌어준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별리그까지만 뛰었으면 좋겠으나 그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집트는 계속해서 이길 것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행운을 빌게, 건강하게 돌아와'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FIFA 랭킹 111위를 상대로 혼쭐이 난 이집트가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8회로 늘릴 수 있을지, 아니면 살라의 리버풀 조기 복귀로 끝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