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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데뷔도 안 했는데' 이정후…SF 지역 '주목해야 할 야구인' 선정

기사입력 2024.01.14 12:41 / 기사수정 2024.01.14 12:41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향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기대감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Bay Area)에서 주목해야 할 야구인 15인을 선정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또는 샌프란시스코와 관련한 인물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 영입에 공을 들인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올 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게 된 밥 멜빈 감독, 구단주 그룹원이 된 '월드시리즈 3회 우승 경험' 버스터 포지, 팀의 핵심 선발투수 로건 웹 등과 함께 주목해야 할 야구인으로 꼽힌 이정후는 14번째로 소개됐다.

매체는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가 어떤 성적을 올릴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생동강 넘치는 수비로이자 콘택트 기술이 뛰어난 전통적인 의미의 좋은 타자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주목해야 하는 야구인들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입단식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2017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7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까지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데뷔 첫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까지 뽐냈다.

이정후는 2022년 12월 키움 구단에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부 논의를 거친 키움은 지난해 1월 초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약속대로 시즌 종료와 함께 빅리그 도전에 나선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공격, 수비 가리지 않고 모든 면에서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초부터 여러 능력을 두루 갖춘 이정후를 원했고, 결과적으로 큰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에게 1억 이상의 금액을 지불한 건 그만큼 구단의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선수층이 탄탄하지 않은 팀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정후가 시즌 초반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월드시리즈 8회 우승(1905, 1921, 1922, 1933, 1954, 2010, 2012, 2014년)에 빛나는 '명문구단'이지만, 2022년에 이어 지난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9월 말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다. 이후 2022~2023시즌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하성과 인연을 맺었던 밥 멜빈 감독이 2024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게 됐다. 그리고 멜빈 감독 체제 이후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한 선수가 바로 이정후였다.

이정후의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가 (2024시즌)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며 "우리 팀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 비시즌 동안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22일 미국의 한 팟캐스트에 출연한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영입한 뒤 몇 개의 라인업을 작성했는데, 어떤 경우에도 이정후는 1번타자였다. 이정후에게도 편안한 타순이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쳐봤던 자리"라며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누구보다도 책임감이 무거운 건 선수 본인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19일 입국 기자회견 당시 "많은 구단들이 있었지만, 피트 푸틸라 단장님이 한국에 와주시고 협상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나를 원하는 기분이 들었다. 자세한 건 말씀드리지 못해도 이렇게 역사가 깊은 팀에서 뛰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해서 빨리 결정했던 것 같다"며 "구단에서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내게 이렇게 투자해주신 만큼 거기에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적응 여부에 대한 미국 현지의 관심도 뜨겁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2일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바탕으로 각 포지션별로 보강에 성공한 팀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난해 외야수 부문 28위였던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1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는 이정후의 가세였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에 기대했던 것만큼 수확을 거두진 못했지만,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는 한국인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알려진 그는 25세 시즌에 출루율 0.354, wRC+(조정 득점 생산력) 116을 기록하며 삼진 및 볼넷 비율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그가 성공적으로 MLB에 안착할 것"이라며 "이정후의 예상 WAR은 3.2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루이스 마토스 등 10명의 선수를 기용하며 나타냈던 0.4보다 수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정후를 품은 샌프란시스코는 이달 들어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지난 12일에는 '최고구속 169km 파이어볼러' 조던 힉스와 4년 총액 44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하면서 전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발진에 무게감을 더하고 싶은 만큼 외부 영입을 위해 한 번 더 지갑을 열 수도 있는데,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샌프란시스코 공식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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