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충, 최원영 기자) 코트 안팎에서, 부용찬(OK금융그룹)이 분주히 노력 중이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신바람을 탔다. 지난달 29일 대한항공전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으로 6연패를 끊어내더니, 연승을 질주 중이다. 지난 10일 우리카드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연승 숫자를 '4'로 늘렸다. 승점 33점(12승10패)을 만들며 팀순위를 5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다.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선수들을 두루 칭찬한 뒤 특별히 한 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리베로 부용찬이다. 오기노 감독은 "리베로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세터 이민규의 (다리) 부상 이후 부용찬이 대신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 현재 상승세에 부용찬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연습할 때든 실전 경기에서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특히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좋다"며 "부용찬 덕분에 다른 선수들의 의지도 강해졌다. 이후 좋은 기세를 탄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력도 만족스럽다. 부용찬은 시즌 초반 리시브에 가담하지 않다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대한항공전부터 리시브진에 가세했다. 올 시즌 리시브 효율 43.86%를 기록 중이다.
오기노 감독은 "리베로는 선수들을 하나로 모아줘야 하고, 목소리를 내며 콜 사인을 외쳐줘야 하는 포지션이다.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며 "스태프들과 논의 중 부용찬을 더 기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용찬이 리시브진에 합류한 뒤 상대에게 서브에이스를 내주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누가 어떻게 공을 받을 것인지, 수비 범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확실히 이야기하며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부용찬은 수줍은 듯 웃으며 "역할이 더 커졌다는 것은 선수에겐 기분 좋은 일이다. 리시브뿐 아니라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팀에 좋은 영향을 주려 계속 노력 중이다"며 "감독님께서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나 인플레이 상황에서 콜 사인 등을 많이 강조하신다. 콜 사인은 프로선수의 기본이라 더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부용찬이 리시브에 가담한 뒤 팀이 연승가도에 올랐다. 그는 "기분 좋다. 하지만 나 때문이라기보다는, 요즘 레오(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가 워낙 잘해주고 있다"며 "덕분에 국내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도 나오는 것 같다. 레오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듯해 더 고무적이다"고 귀띔했다.
얼마 전 부용찬은 레오의 방을 찾아갔다. 레오는 "선수로서가 아닌 남자로서 대화를 나눴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며 "서로 생각하는 것, 느끼는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최대한 노력해 부용찬이 내게 원하는 점들을 보여주려 했다. 더 신경 쓰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부용찬은 "레오가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아 이야기를 들어주려 했다. 나는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며 "그 말을 하자마자 레오가 바로 팀원들에게 저녁으로 소고기를 사더라. 이후 책임감이 더 커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혹시 서로 대화 중 얼굴을 붉힌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농담 섞인 질문에 그는 "얼굴을 붉혔다간…내가 형인데 맞을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좋은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한다. 부용찬은 "선수들 개개인을 조금 더 챙겨주려 한다. 평소에도 워낙 목소리를 많이 낸다. 선수들과 더 잘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